
이번 개정은 '주주자본주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기존 상법에서 확대된 이사의 충실 의무(회사·주주 이익 동시 고려),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 감사위원 선출 요건 강화 등과 함께 '주주 친화적 기업지배구조' 구축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출발점일 뿐, 국내 주식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주주 친화 제도가 필요하다. 첫째, 주주총회 내실화 제도가 필요하다. 예컨대, 주총 3주 전까지 주요 안건과 의안 자료를 전자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온라인 의결권 행사 환경을 표준화하면 소액주주의 참여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주총 의장 선정을 주주가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주주 친화적 의장 선출'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이를 도입하면, 주총이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 의결권 행사의 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둘째,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가 핵심 과제이다. 2016년 도입된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는 민간 자율 규범에 머무르며,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를 보완해, 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를 의무화하거나, 의결권 행사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제도화하면, 지배주주 중심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견제와 장기적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의결권 강화·소송 구조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액주주가 특정 안건에 대해 집단적 의결권 행사나 주주 제안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지배주주 전횡이나 부당한 내부자거래에 대해 신속한 구제를 가능하게 하는 소송제도 개편도 주주 친화 제도의 한 축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 선진국들은 다양한 종류의 주주 친화적 제도를 정착시켰다. 미국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와 주주권 행사가 강력하다. 대형 연기금 투자자들이 기업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주의를 전개해, 이사 선임·배당 정책·경영전략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이 과정에서 주주 제안, 소액주주 제안권 등이 활발히 활용되며, 주주가 실질적으로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다음으로 주주 소통 인프라와 정보 공개 제도가 고도화되어 있다. 미국 상장사는 주주총회 안건·의결권 서류, 기업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전자적 방식으로 제공하고, 주주와의 정기적 소통을 통해 주주 참여를 권장한다. 이는 주주들의 주식 장기 보유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로 발전된다.
국내에 미국식 주주행동주의·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주주 소통 인프라를 적절히 차용한다면, 국내 주식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우선, 장기 보유 문화 정착,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가 기대된다.
기관투자자가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주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적·안정적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 증시 변동성 완화를 토대로 글로벌 투자자 대상 매력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소액주주 권리 강화와 시장 신뢰 제고도 예상된다. 소액주주가 회사 경영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와 참여 의지가 높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이뤄진 것은 한국 자본시장이 '주주 친화적'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첫 번째 신호탄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작일 뿐이며, 전자 주주총회 내실화,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소액주주 권리 확대 등을 통해 주주행동주의·주주 소통 제도의 단계적 도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향후 다양한 주주 친화적 제도가 도입될 경우 국내 증시는 글로벌 투자자 유입이 증가하는 등 주주 친화적 자본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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