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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8.5만 가구 신속착공···500억 금융지원 승부수

등록 2026.02.26 14:03

박상훈

  기자

착공 총량 증가 아닌 기존 물량 시기 조정정책 조율·규제 완화 없이는 실현 난항

오세훈표 8.5만 가구 신속착공···500억 금융지원 승부수 기사의 사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 '신속 착공'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부와 차별화된 공급 기조를 강조했다. 규제 환경 속에서도 절차 간소화와 재정 투입을 통해 공급 불안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정부 정책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실제 속도는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2026~2028년 착공이 가능한 85개 정비사업구역, 총 8만5000가구 규모의 '핵심 전략 공급 사업지'를 26일 발표했다. 정비사업 추진 정상화를 위해 사업 일정을 단축하는 '신속착공 6종 패키지'를 가동하고, 주택진흥기금 500억원을 편성해 이주비 융자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대책은 2031년까지 예정된 31만가구 공급 계획의 총량을 확대하는 방안은 아니다. 기존 물량의 착공 시점을 일부 앞당기는 성격에 가깝다. 당초 2026~2028년 7만9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공정 단축 효과를 반영해 약 6000가구를 추가로 앞당겨 8만5000가구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핵심 카드로 제시된 이주비 지원에 대해서는 실효성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린다. 서울시는 도시정비법에 근거해 공공이 지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선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500억원 규모는 이주비가 필요한 다수 사업장을 감안하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는 일부 구역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고 개별 사업장의 자금 수요를 전액 충당하기에도 부족해 고금리 추가 이주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착공과 분양이 지연되고 그 사이 공사비가 상승해 부담이 시민에게 전가된다"며 "필요하다면 기금 규모를 추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주비는 기본적으로 조합 자금과 금융권 대출, 시공사 지급보증 등을 통해 조달되는 민간 영역이다. 근본적으로는 대출 규제와 금융 경색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방정부의 제한적 재정 투입만으로 구조적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향후 주택진흥기금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해당 기금이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민간임대 등 다양한 사업을 포괄하는 재원이라는 점에서 지원 여력은 재정 상황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입자 보상이나 조합원 이주 자금 부족으로 사업이 멈추는 상황을 막기 위한 일종의 공공 안전판 성격"이라며 "갈등과 지연이 집중되는 이주 단계에 공공이 직접 개입해 착공 시점을 앞당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정부와의 정책 조율이다. 규제 완화 없이 공급 확대를 추진할 경우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 역시 제도 개선을 전제로 물량을 제시한 만큼 8만5000가구 신속 착공 계획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금융·규제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정부에 탄원서를 전달하며 "공급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공급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 확대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겠다"며 규제 완화를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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