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내부 논의 거쳐 합병 방향···내년 목표로 후속 작업"지난해 양사 영업손실 695억원···2021년 불완전 통합 손질적자 매장 비중 56% 돌파에 자본잠식 위기··· 구조조정 박차

농협이 농협경제지주 산하 유통 계열사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의 합병을 전격 추진한다. 4년 연속 수백억 원대 누적 적자에 시달려온 데다, 구매권과 판매권이 이원화된 불완전한 유통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대수술에 나선 것이다. 내부 논의를 거쳐 통합이라는 큰 틀의 방향을 확정한 농협은 내년 완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별도 법인이지만 두 회사가 운영하는 소매점은 소비자에게 공통으로 '하나로마트' 브랜드를 사용한다. 2025년 말 기준 농협유통은 양재·창동·청주·대전·부산점 등 하나로마트 38곳을, 농협하나로유통은 고양·성남·수원·양주·동탄점 등 22곳을 운영했다. 전국 하나로마트 2264곳 가운데 나머지 2204곳은 지역 농축협이 운영했다.
27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 등 두 유통 계열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계열사 합병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1년 반 넘게 논의를 진행했고 지금은 후속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내년을 목표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합병 추진의 배경에는 양사의 누적 적자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였다.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농협유통은 305억원, 농협하나로유통은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영업손실을 합치면 695억원에 이른다. 농협유통은 누적 손실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앞서 농협경제지주는 2021년 11월 유통 분야 자회사 5곳 가운데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농협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농협충북유통을 농협유통으로 합쳤다. 그러나 농협하나로유통이 별도 법인으로 남은 데다 구매권은 경제지주, 판매권은 유통 계열사로 나뉘면서 불완전한 통합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통 조직 개편은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매권과 판매권을 합치고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감에서 "본연의 업무를 못 하면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을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 여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유통 부문에서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국감에서는 양사가 2023년 합계 약 6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점과 2021년 개편 이후 구매권과 판매권이 나뉜 구조가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번 합병 추진은 국감에서 제기된 유통 조직 일원화 요구가 구체적인 후속 작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존속법인과 합병 방식, 인력과 점포 운영체계 개편 여부는 향후 검토 과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 산하 매장 가운데 영업적자 매장 비중은 2020년 21.7%(60곳 중 13곳)에서 2025년 8월 기준 56.5%(62곳 중 35곳)로 상승했다. 김 의원은 영업적자 원인과 불필요한 비용을 면밀히 점검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두 유통 조직의 구체적인 합병 방식과 통합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유통 계열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TF를 구성해 내부에서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합병 과정에서 인사·재무·전산 등 중복 기능과 인력·점포 운영체계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쟁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합병과 연계한 인력 감축이나 추가 폐점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유통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효율적인 인력 운용과 적자 점포 폐점·다운사이징,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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