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너지·제조 잇는 밸류체인 구축최태원 "울산 AX 선도모델로"···전국 제조업 확산 구상
SK가 울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제조공장을 연결하는 제조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을 '제조AI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AI 인프라를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 인프라 확대뿐만 아니라 AI가 스스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 참석해 AI와 제조업을 결합한 울산의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포럼 하루 전인 10일에는 SK AI 데이터센터와 SK이노베이션 울산CLX를 잇따라 방문하며 AI 사업과 제조AX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지난해 영상 환영사로 참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이틀간 울산에 머물며 현장과 포럼을 모두 챙겼다.
최 회장이 올해 특히 강조한 것은 AI의 사업성이다. 그동안 AI 경쟁의 핵심 요소로 속도와 확장성, 안전성을 꼽아왔다면 이제는 여기에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가능성을 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이를 통해 실제 부가가치를 만들어 다시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AI가 비즈니스 모델로 될 수 있는 것인지 봐야 한다"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술 자체를 고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거나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야 현재의 AI 투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SK가 울산에서 추진하는 AI 사업은 이 같은 수익모델을 검증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한 뒤 이를 제조현장과 연결해 실제 효율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 출발점으로 꼽히는 지점이 울산 AI 데이터센터다. SK는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1GW 규모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SK텔레콤은 기존 100MW 데이터센터를 1GW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으며, 7월에는 추가 900MW 투자 방안을 울산시와 협의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상황을 두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서도 "울산은 거의 900메가까지 다 왔다"고 언급하며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SK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와 AI 인프라 협력 범위도 넓히고 있다.
AI 인프라를 실제 제조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역할은 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맡고 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은 AI를 이용해 에너지 솔루션을 만들고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화 솔루션도 만들고 있다"며 이를 확대하기 위한 파트너십과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울산포럼에서 제시한 제조AI 구상도 이에 맞춰 한 단계 구체화됐다. 지난해에는 '제조AI Hub 울산'을 주요 의제로 삼아 울산을 제조AI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논의했다면 올해는 'Physical AI Wave, 제조 AX 대전환'을 통해 제조업별 적용 사례와 실행 전략을 다뤘다. 제조AI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단계에서 실제 현장 적용과 확산 방안을 찾는 단계로 논의가 옮겨간 셈이다.
울산이 제조AX 실증 거점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산업 구조에 있다. 울산에는 정유·석유화학부터 자동차, 조선까지 대규모 제조시설이 밀집해 있어 AI가 생산성과 안전, 품질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를 한 지역에서 검증하기에 유리하다. 데이터센터라는 AI 인프라와 실제 생산공장이 가까이 있다는 점도 제조AX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 회장은 "울산은 과거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대한민국의 산업기지였다"며 "AX를 빠르게 추진해 하나의 선도 모델이 된다면 대한민국 전체로 AI가 확산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AX의 목표를 기업의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AI를 활용해 산업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비용과 지역 문제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에 판단 자체를 맡기기보다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도 필요하다고 봤다.
SK는 울산을 제조AX 전략의 첫 실증 거점으로 삼아 AI 인프라와 제조현장을 연결하는 모델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울산CLX에서 생산성과 안전,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한 뒤 자동차와 조선 등 다른 제조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중장기적으로는 이를 다른 산업단지와 지역으로 확산하는 구조다.
최 회장이 강조한 '돈을 버는 AI' 역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자체보다 제조현장에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지가 향후 SK 제조AX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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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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