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무인기 사업부장 내정KAI 노조, 인선 절차 및 인사 적절성 문제제기정부 통제력↑···차기 사장, 성과 증명 '시험대'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전날(25일) 이사회에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무인기 사업부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김 후보자의 소식이 알려진 이후 KAI 노동조합의 반발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KAI 노조, '절차상 문제·정치적 연관성' 지적
김 후보자는 공군사관학교 31기 출신으로 20여년간 공군 장교로 복무한 뒤 방위사업청 개청 당시 4급 특채로 임용됐다. 방산수출지원팀장과 사업운영관리팀장, 기획조정관, 무인기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자문위원을 지낸 이력도 있다.
KAI 노조는 인선 절차와 인사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불투명한 인선 과정의 반복과 군 출신 인사에 누적된 불신, 정치권과의 연결 가능성을 이유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KAI 노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사추천위원회가 가동됐던 걸로 안다. 2배수로 후보를 압축해서 절차를 밟는 중에 갑자기 이들을 제치고 내정자가 나왔다"며 "인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정식으로 올라온 후보라면 문제 제기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군 출신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앞선 군 출신 사장 선임 후 군 출신 경력 채용이 두드러지면서 기존 직원과의 마찰과 조직문화의 변화가 있었다"며 "김 후보자는 방사청에서 무인기 부문 경험 외에는 전문성을 증명할 만한 이력이 부족하다. 방사청 개청 당시 함께 한 일원으로, 업계 일각에서 인적 연관성을 거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구영 전 사장은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인 7월 물러났다. 강 전 사장 역시 공군 출신으로 대선 캠프 활동 이력이 있었던 인물인 만큼 군 출신과 정치권 인연이 반복되는 인사 패턴에 대한 내부 불신이 누적돼 왔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정부 개입 불가피, 반복되는 인선 논란
사장 인선이 복잡한 배경에는 구조적 문제가 맞물려 있다. KAI는 명목상 민간기업이지만, 최대 주주가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26.41%)으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실제 역대 8명의 사장 중 내부 인사는 1명에 그쳤고, 나머지는 군·관료 출신으로 채워져 왔다. 이는 KAI 사장직이 정권 교체 때마다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근거로 평가된다.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기준이나 절차를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장 인선은 사실상 '내정–이사회–주총' 수순으로 굳어져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정부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정부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소위 '정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전면 부정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일각에서 거론돼 온 '완전 민영화' 역시 뚜렷한 해법은 아니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방산 사업은 방사청 중심의 국가 전략 산업으로 구조상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우주 부문은 장기간 연구개발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특성상 수익성이 낮아 민간 주도로 이끌기 어렵다는 인식이 짙다. 국가 기술 경쟁력 차원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KF-21은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전력화 단계에 접어든 사업으로, 민간 논리 아래서 추진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 민영화가 되더라도 정부 개입 리스크는 구조적으로 떨칠 수 없을 것"이라며 "기존 국내 납품하고 있는 헬기 등 소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사업이나 기술 연구개발을 포기하게 되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사장 선임 이후 시험대···성과 증명 '시급'
업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가 향후 절차를 거쳐 사장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입김이 반영된 사장 인선이 윤곽을 드러낸 배경에는 KAI를 정부 통제 아래 두고 안보 산업으로서 관리하겠다는 정책적 신호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 대표이사 사장 선임은 이사회 내 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한 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KAI의 정기주주총회는 3월 26일이다. 김 후보자가 정기 주총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기 위해서는 내달 중 임시 이사회가 열리고 후보로 내정돼야 한다.
다만 정치적 논란 속에 출발하는 만큼, 신임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성과로 정당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을 전망이다. 특히 KF-21 공군 전력화와 수출 확대는 차기 사장의 리더십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꼽힌다. 정부 주도 인사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내부 신뢰 회복과 함께 가시적인 수주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AI 사장 인선 논란은 특정 인물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다"며 "차기 사장이 누구든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결국 성과밖에 없다. KF-21 전력화와 수출 성과가 리더십을 평가받는 가장 빠른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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