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속 세금 부담으로 경영 위축 우려제도 도입 땐 식품·음료 가격 상승 불가피 전망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오전 엑스(X·구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는 어떠시냐"며 '설탕 부담금'을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에 청와대도 "설탕 섭취를 위한 국민 건강권 문제 및 지역·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이 대통령의 뜻을 재확인했다.
설탕세는 설탕이나 당류가 다량 포함된 식음료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후 전 세계 120여국이 시행 중이다. L당 세율을 부과하는 식이다.
영국의 경우 음료 100ml당 설탕 함유량에 따라 세율을 부과한다. 예컨대 100ml당 5g 이상 당류가 들어간 음료는 L당 18펜스(약 355원), 8g 이상은 L당 24펜스(약 474원)를 부과한다. 멕시코의 경우에는 L당 3.08페소(256.47원)를 부과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도시들이 자체적으로 당류음료세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비만·당뇨 등 건강 문제를 줄이기 위한 공공정책이지만, 식음료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원료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세금까지 부과되면 이익률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식음료 기업들은 원료값과 인건비 상승,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지난해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등 매출 상위 기업들 대부분 영업이익률이 3~4%대를 기록하고 있다. 순이익률로 따지면 1~2%에 불과하다. 올해 역시 증권가 전망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설탕 부담금이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 온 '생활물가 안정'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이 부과될 경우 기업들이 이를 전부 감내하기 어렵고,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설탕 부담금이 도입되면 가공식품과 음료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일부 부담하더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고, 그 부담은 특히 저소득층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업 전반에 미칠 부작용도 우려한다.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이나 설비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산업 성장 둔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세금 부과보다는 소비자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식품기업들은 '헬시 트레저' 트렌드에 맞춰 제로 슈거·저당 제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선택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담배세 역시 세금 자체보다 건강 인식 변화가 흡연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며 "식품업계의 자율적이고 점진적인 개선 노력을 뒷받침하는 정책이 우선돼야지, 세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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