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난연·ESG·하이엔드···시몬스, 불황 속 프리미엄 침대업계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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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연·ESG·하이엔드···시몬스, 불황 속 프리미엄 침대업계 독주

등록 2026.01.26 16:25

양미정

  기자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와 하이엔드 제품 경쟁력 집중라돈·토론 친환경 인증 등 안전 기준 산업 표준화임원 연봉 삭감·36개월 무이자 할부로 가격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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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침대 시장이 불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저가 시장은 렌탈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반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상위 브랜드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다.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업체별 전략 선택이 실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시몬스는 안전 기준 강화와 하이엔드 제품 전략을 병행하며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이나 유통망 경쟁 대신 제품 기준과 브랜드 신뢰를 핵심 경쟁 요소로 설정한 점이 특징이다.

시몬스가 가장 중점을 둔 영역은 난연 기술이다. 국내 침대 업계에서 난연 기능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며 소재 변경과 공정 추가로 원가 부담이 발생하는 탓에 일부 제품에 제한적으로 적용돼 왔다. 반면 시몬스는 침대를 장시간 인체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생활 필수품으로 보고 화재 발생 시 안전성을 우선 고려해 난연 매트리스를 전 제품군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회사의 판단은 2024년 1월 난연 매트리스 제조 공법 특허 공개로 이어졌다. 시몬스는 2020년 취득한 해당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했다. 기술을 독점해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방식 대신, 난연 기준을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선택이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2023년 12월 성탄절에 발생한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고가 있었다. 당시 어린 딸을 안고 대피하던 30대 아버지가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몬스 내부에서는 이 사고를 계기로 침대 안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안정호 대표가 공익적 판단 차원에서 난연 특허 공개를 결정했다. 단기적인 경쟁 우위보다 침대 안전 기준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난연을 포함한 안전 전략은 단일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시몬스는 전 제품에 대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라돈·토론 안전 인증을 적용하고 있으며, UL 그린가드 친환경 인증,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 등 공신력 있는 기준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왔다. 규제 충족을 넘어 침대 안전을 제품 경쟁의 기본 조건으로 설정한 행보다.

이 같은 안전 기준 강화는 ESG 전략으로 확장됐다. 시몬스는 업계 최초로 제품 판매와 기부를 연동한 'ESG 침대' 모델을 도입했다. '뷰티레스트 1925' 매트리스가 판매될 때마다 소비자가의 5%가 자동으로 기부금으로 적립되는 구조다. 기업 재량에 따라 기부 여부나 규모가 달라지는 방식이 아니라, 매출 발생과 동시에 기부가 확정되는 구조를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적립된 기부금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 기금으로 사용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2년간 운영됐으며, 누적 판매량은 3000개를 넘어섰다. ESG 활동을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사업 구조 안에 편입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ESG 전략은 실적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뷰티레스트 1925는 한정판 제품임에도 출시 5개월여 만에 1700개 이상 판매됐고, 시몬스는 2024년 매출 3295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침대 업계 매출 1위를 유지했다. 불황 국면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이 매출을 견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프리미엄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시몬스는 최상위 라인업인 '뷰티레스트 블랙'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제품군을 확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상단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1000만원을 웃도는 고가 매트리스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며, 침대 시장 내에서도 가격대별 분화를 명확히 하는 전략이다. 중저가 제품 위주로 경쟁하는 업체들과 달리 원가·공정·소재 차이를 전면에 내세운 구조다.

유통 전략에서도 프리미엄 기조가 반영되고 있다. 시몬스는 주요 백화점과 플래그십 매장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제품 전시 공간을 확대하고 체험형 동선과 상담 구조를 강화했다. 제품 회전율보다는 브랜드 경험과 구매 전환율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고가 제품일수록 오프라인 접점과 설명력이 중요해지는 만큼, 매장 전략이 하이엔드 제품군과 맞물려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직 측면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뒷받침하는 변화가 이어졌다. 시몬스는 김민수 전 루이비통코리아 총괄대표를 영입해 브랜드 전략과 경영 전반을 강화했다. 명품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공간·서비스 전반의 기준을 재정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저가 시장이 렌탈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 대신 브랜드와 기준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선택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했지만 가격 정책은 다른 방향을 택했다. 시몬스는 최상위 라인업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지난해 업계 전반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선 상황에서도 가격 동결을 선택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연결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내부적으로 비용 부담을 분담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몬스는 임원진 연봉을 20% 자진 삭감하며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고금리 환경을 고려해 최장 36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 '시몬스페이'를 운영하며 소비자 구매 부담을 낮춘 점도 같은 맥락이다.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접근성을 동시에 고려한 운영 전략으로, 이용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몬스 관계자는 "난연 특허 공개나 가격 동결 모두 단기적인 경쟁력보다는 소비자 안전과 신뢰를 우선한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라며 "침대는 하루 중 약 3분의 1의 시간을 쓰고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난연을 비롯해 라돈·토론 안전 인증과 친환경 인증 등 공신력 있는 기준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미엄) 전략 역시 가격 인상보다는 제품 기준과 안전 수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침대 업계 전반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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