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IPO 앞둔 무신사, '택갈이·허위 혼용률' 강경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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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둔 무신사, '택갈이·허위 혼용률' 강경 대응

등록 2026.03.12 14:38

양미정

  기자

상품 혼용률·라벨 위반 집중 단속 실시입점 브랜드 대상 정밀 검증 체계 확대플랫폼 전반 신뢰 관리 및 경쟁력 강화

사진=무신사사진=무신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충전재 혼용률 허위 표기 브랜드를 퇴출한 데 이어 최근 논란이 된 '택갈이(상품 라벨 교체)' 판매 행위까지 강력 단속 대상에 포함하면서 플랫폼 전반의 거래 질서를 정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상장을 앞두고 플랫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선제적 내부 정비로 해석하고 있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패딩과 캐시미어 의류를 중심으로 품질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회사는 덕다운·캐시미어 의류 7968개 제품을 대상으로 공인 시험성적서 제출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4573개 제품의 성적서를 확보했다. 제출된 제품 일부는 별도 표본을 선정해 실제 충전재 혼용률 검증도 의뢰했다.

검증 과정에서는 충전재 함량을 허위로 표시한 브랜드가 적발됐다. 대표적으로 라퍼지스토어의 '덕다운 아르틱 후드 패딩'은 오리 솜털을 80% 사용했다고 표시했지만 실제 사용률은 5% 미만으로 조사됐다. 무신사는 해당 브랜드를 플랫폼에서 퇴출했고 굿라이프웍스, 디미트리블랙, 후아유, 라미네즈 등 일부 브랜드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관련 업체 대표는 사기와 업무방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단순 판매 중단을 넘어 법적 대응까지 이어진 것은 플랫폼 차원의 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무신사는 품질 검증을 일회성 조치로 끝내지 않고 제도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입점 브랜드는 상품 등록 과정에서 원단이나 충전재 등 주요 소재에 대한 시험성적서나 품질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제출하지 않은 상품은 판매가 제한된다.

회사는 최근 관리 범위를 '택갈이' 문제까지 확대했다. 택갈이는 타사 상품이나 해외 제품에 자사 브랜드 라벨을 붙여 자체 제작 상품처럼 판매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부 입점 브랜드를 둘러싼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무신사는 해당 행위를 플랫폼 정책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무신사는 택갈이 행위가 확인될 경우 상품 판매 중단은 물론 입점 계약 해지와 플랫폼 영구 퇴출까지 검토하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무신사 스토어뿐 아니라 29CM 등 자사 플랫폼 전체에서 영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 피해 규모가 클 경우 형사 고발 등 법적 대응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술적 관리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품 디자인과 구조의 유사성을 분석하는 온라인 검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재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120만개 이상의 상품을 대상으로 유사 상품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택갈이 의혹이 발견될 경우 즉시 소명 절차를 진행하고 문제가 확인되면 판매 중단이나 퇴출 조치를 내린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패션 플랫폼 산업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산 의류 수입이 증가하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초저가 C커머스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상품 출처와 품질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이 '신뢰'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 플랫폼은 법적으로 통신판매중개업자 지위를 갖고 있어 상품 검수 의무가 제한적이다. 그러나 플랫폼 규모가 커질수록 소비자들은 플랫폼이 입점 브랜드의 품질과 판매 행위를 일정 수준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최근 주요 플랫폼들이 상품 정보 검증과 브랜드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배경이다.

특히 무신사는 IPO 추진과 함께 글로벌 사업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미국·일본·대만 등 해외 시장과 스토어를 연동한 역직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플랫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차원의 관리 기준을 더욱 정교하게 정비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고객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입점 브랜드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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