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0선 돌파에도 개인 체감 수익은 제한적대형주 주도 상승 속 저평가·불신 구조 여전쏟아지는 불공정거래···'장투' 위한 체질개선 필요

코스피 지수의 역대급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일부 대형주 중심으로 펼쳐졌는데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그 외 몸집이 작은 종목들에게까지는 온기가 미치지 못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에 머물면서 성장주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약해졌습니다.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는 코스피 상장사가 500곳이 넘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이들 기업들이 당장 위태로운 건 아니겠지만 이들의 성장성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상속과 지배구조 이슈로 대주주가 주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 구조 역시 투자자 신뢰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주주가치 제고보다 승계 문제가 앞서는 사례가 누적되면서 대주주와 일반 투자자 사이의 이해가 엇갈린다는 인식이 굳어졌는데요. 코스피 지수가 5000선에 가까워졌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불신도 시장 신뢰를 깎아 먹는 요소입니다. 금융당국이 주가조작과 미공개정보 이용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특정 테마주와 소형주를 중심으로 세력이 움직인다는 인식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입게 되면서 공정한 시장에 대한 믿음은 깨진 지 오래입니다. 현 정부는 제도 개선을 통해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입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 신뢰가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그 사이 국내 투자자 자금은 미국 증시로 꾸준히 넘어갔고, 이제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인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정부는 짐 싸들고 떠난 서학개미를 붙들기 위해 세제 개선과 제도 정비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린 개인투자자들을 다시 국내 시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나 유인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공정한 거래 질서와 투자자간 신뢰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오천피'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할겁니다. 코스피 5000을 뉴노멀로 만들기 위해서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고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코스피 5000을 향한 진짜 조건은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믿고 '장투' 할 수 있는 신뢰 회복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