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연초부터 가격 고민···식음료업계 '인상 vs 동결'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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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가격 고민···식음료업계 '인상 vs 동결' 갈림길

등록 2026.01.09 16:51

김다혜

  기자

환율·인건비 부담 누적···가격 동결 여력 소진커피빈 연초 가격 조정···원가 부담 현실화품목 별·시점 별 조정 가능성에 무게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원두커피와 캡슐커피 등 안내판이 천장에 내걸려 있다.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원두커피와 캡슐커피 등 안내판이 천장에 내걸려 있다.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올해 들어 식음료 업계 전반에서 가격 조정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일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과 인건비,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가격 동결과 인상 사이에서 판단을 미루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은 이달 초 디카페인 커피 가격을 기존 4700원에서 5000원으로 300원 인상했다. 커피빈은 원두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로 환율 변동이 원가에 곧바로 반영된다. 여기에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연초 가격 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원재료 가격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가 체감하는 원가 압박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 산업 구조상 환율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함께 배달비·유통비·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식음료 업계 전반의 비용 구조는 빠듯하다. 특히 외식과 프랜차이즈 업종은 인건비 비중이 높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비용 구조는 가격 결정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업계는 가격을 올리면 소비 위축과 물가 부담 논란을 동시에 감수해야 하고, 동결을 선택하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연초 가격 조정을 둘러싼 기업들의 판단이 늦어지는 이유다.

그간 정부는 매년 연말을 전후해 주요 식품 기업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왔지만, 올해는 관련 회의나 공식 메시지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정책 기조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격 조정 시점을 결정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커피빈 사례를 연초 가격 조정 압박이 일부 품목에서 먼저 현실화된 신호로 해석한다. 체감도가 높은 품목에서 가격 조정이 먼저 나타난 뒤, 다른 식음료로 흐름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과거처럼 전면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품목별·채널별로 나뉜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만 놓고 보면 추가 인상 요인이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환율과 인건비, 물류비처럼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연초 가격 조정을 둘러싼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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