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롯데바이오, 송도 공장 설립 속도···韓·美 투트랙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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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 송도 공장 설립 속도···韓·美 투트랙 준비

등록 2025.12.11 17:12

현정인

  기자

유상증자 통해 1공장 건설롯데지주·롯데홀딩스 참여 예정오너 3세 신유열 대표 전면 경영

롯데바이오, 송도 공장 설립 속도···韓·美 투트랙 준비 기사의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추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착공에 속도를 낸다. 최근 롯데 오너 3세인 신유열 각자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그룹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한국 생산기지 확보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전일 2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2022년 10월 첫 유상증자 이후 다섯 번째 유상증자로, 두 번째부터 이번까지 누적 조달액은 8498억원에 달한다. 첫 유상증자가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와 운영자금 목적이었다면, 두 번째부터는 송도 공장 건설 및 증설을 위한 자금으로 투입된 점이 특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주요 주주인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참여할 예정으로, 두 회사는 이사회 절차를 통해 최종 참여 여부를 확정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미국 시러큐스에 단일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2022년 5월 1억6000만달러(약 2020억원)에 인수한 시설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해당 공장을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중심지로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 4월 ADC 임상시험용 후보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장 가동에도 본격 돌입했다.

ADC에 집중하는 시러큐스 공장과 달리 송도 공장은 항체의약품 중심으로 설계됐다. 두 공장의 역할을 명확히 분리해 글로벌 고객사에게 '듀얼 사이트'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고부가가치 및 고난이도에 해당하는 ADC를, 송도 바이오플랜트에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항체의약품을 다루겠다는 것이다.

송도 1공장은 내년 8월 준공을 마치는 게 목표이며, 상업생산은 2027년 상반기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1공장을 짓기 위한 추가 자금 조달 계획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공장 이후 2공장·3공장까지 착공해 2030년까지 송도에 총 36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캠퍼스를 완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외 정책 변화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메가플랜트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국회는 지난 2일 CDMO 특별법을 통과시켰으며, 내년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CDMO 특별법은 인허가 과정에서 중복 규제를 완화하고 GMP 절차를 간소화해 CDMO 산업 성장을 돕는 방향이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발의한 '생물보안법'이 미국 국방수권법(NDAA) 상·하원 타협안에 포함되며 연내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중국 CDMO 기업들이 위기를 맞게 돼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볼 여지가 크다.

신유열 대표의 취임도 그룹 내 바이오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직접 시러큐스 공장을 방문해 바이오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언급하는 등 과거 사업을 정리한 롯데헬스케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송도 1공장 건설 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라며 "2공장의 경우 1공장 가동 이후 착공에 들어가며, 3공장을 포함해 2030년까지 송도에 총 36만 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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