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코오롱인더·글로벌 주식 취득···총 2억원 규모처음으로 계열사 지분 취득···코오롱에 몸 담은지 13년 만코오롱 "그룹 리밸런싱에 힘 실어주는 책임경영의 일환"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규호 부회장은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주식을 연달아 매입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 2441주를 주당 4만975원에 장내 매수한 데 이어, 같은 날 코오롱글로벌 주식 1만518주를 주당 9508원에 취득했다. 총 매입액은 약 2억원에 이른다.
이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해 10년 넘게 그룹 경영 전반에 참여했지만, 지금까지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의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후계자로 꼽힌다. 코오롱그룹이 오랜 기간 '장자 승계' 원칙을 유지해온 데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두 딸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분은 향후 그룹 지배권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가 가능하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코오롱 지분율이 50%에 육박하는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지려면 결국 이 부회장에게 지분이 이전되는 과정이 필수라는 해석이다.
시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아버지로서 재산은 물려주겠지만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은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약 6년간 단 한 주의 주식도 갖지 못했는데, 최근 첫 지분 매입이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능력 검증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지분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은 이미 2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2023년 당시 그는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을 떼어내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초대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그룹 성장동력인 수입차 유통 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같은 해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에서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총수 자리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이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총 4곳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최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자회사 코오롱ENP의 합병도 결정했다. 이번 합병은 코오롱ENP의 자산 및 부채를 포괄 승계하고 기존 코오롱ENP 주주들에게 존속법인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골자로 한다.
올해부터는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10월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기업자문위원회(ABAC) 의장 자격으로 APEC 정상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책권고안을 전달했다. 이 외에도 APEC 산하 기업인자문위원회인 ABAC 내 올해 처음 개설된 바이오헬스케어워킹그룹 의장도 맡아 헬스케어 분야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오롱 측은 이 부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그룹의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실어주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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