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16일 조(兆)단위 대규모 투자 계획 나란히 발표이재용·최태원,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참석AI 데이터센터 건립 등 계열사들도 포트폴리오 확장 속도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는 전날 오후 나란히 국내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총 4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SK는 오는 2028년까지 128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공개됐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이 참석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전 분야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먼저 삼성SDS는 전남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AI 데이터센터는 2028년까지 1만5000장 규모의 GPU를 확보하고 학계와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에 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11월 초 인수를 완료한 플랙트그룹의 한국 생산라인 건립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도 추진한다. 5라인은 오는 2028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각종 기반 시설 투자도 병행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을 울산사업장에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 구축 중인 8.6세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시설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R&D 투자 계획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꾸준한 증가세를 살펴봤을 때 R&D 역시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 금액은 35조원으로, 전년 대비 23.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0년(21조2000억원) ▲2021년(22조6000억원) ▲2022년(24조9000억원) ▲2023년(28조4000억원)이다.
SK 역시 정부의 'AI 3대 강국' 비전에 발맞춰 조(兆)단위 투자를 단행한다. 먼저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제품 수요 증가에 맞춰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 구체적인 금액은 집계 중이나, 업계에서는 총 투자규모만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장비·부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트리니티 팹'도 8600억원 규모로 정부와 공동 구축하고 있다. 트리니티 팹은 SK하이닉스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구축 중인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이다.
계열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오픈AI와는 한반도 서남권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 행보가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최근 급증하는 AI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생산 라인과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확충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풀이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의 사업은(AI·반도체) 선점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분야이기 때문에, 지금 설비와 인프라를 확보하지 않으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AI 3대 강국 기조에 맞춘 것도 있겠지만 미리 국내 생산기반과 연구역량을 강화해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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