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엔비디아, 세계 최대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에 미래 전략 현실화"

재계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밀착 스킨십을 이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회사의 새로운 기회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혁신 플랫폼 'AI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반도체 제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목표 아래 세계 최대 규모로 꾸려지는 시설이다. 삼성전자는 수년간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로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HBM4 ▲GDDR7 ▲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사실상 HBM4 공급 기회를 확보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 기반, 4나노 로직 공정을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함으로써 JEDEC 표준(8Gbps)을 상회하는 11Gbps 이상의 성능을 구현했다. 이를 앞세워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에선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가 가져온 성과란 평가를 내놓는다. 엔비디아로부터 합격점을 받지 못한 탓에 삼성전자가 그간 HBM 사업에서 기를 펴지 못했는데, 이 회장이 직접 등판하니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젠슨 황 CEO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길에서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회동을 가졌는데, 황 CEO와도 현지 일식집에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8월 워싱턴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렸을 때도 이 회장과 황 CEO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며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소통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에도 계속됐다. 전날 이 회장은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황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고, 이어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까지 함께 오르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황 CEO는 행사 중 "25년 전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GDDR을 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고,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1996년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의 내용을 소개하며 양사의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는 곧 대형 프로젝트의 전조로 해석된 바 있다.
덧붙여 일각에선 이 회장이 HBM4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신제품 출시를 넘어 삼성전자가 기술적 신뢰를 복원하고 AI 반도체 공급망에 복귀하는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주요 글로벌 기업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양산 출하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맞춰 선제적으로 생산라인 투자를 확대하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HBM4의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만큼 이 협업은 AI 반도체 생태계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삼성의 미래 반도체 전략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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