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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국차의 마지막 퍼즐, 동남아시아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한국차의 마지막 퍼즐, 동남아시아

등록 2025.10.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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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의 마지막 퍼즐, 동남아시아 기사의 사진

현대차 스타게이저(Stargazer)는 철저하게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전략 차종이다.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7인승 MPV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탑승인원이 7인승이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현지화를 추진했다. 그런데 왜 '7인승'이 인도네시아의 주요 핵심 키워드가 됐을까에 대한 의문은 역사적 맥락에서 찾는다. 1960년대부터 진출한 일본 자동차기업이 해당 국가의 종교, 가족 구성원 숫자, 이용 형태 등을 고려해 만들어 치밀하게 놓은 문화다. 태국도 다르지 않다. 한때 일본산 픽업이 대세였지만 이제는 5인승 SUV가 시장을 이끈다. 인도에서 인기를 끌던 현대차 5인승 소형 SUV 크레타의 생산 거점이 동남아로 확대된 배경이다.

물론 동남아는 일본차의 지배력이 여전히 월등히 높은 지역이다. 최근 중국 전기차 진출이 활발하지만 시장 지배력은 일본차, 특히 토요타에 집중돼 있다. 일찌감치 운전석이 오른쪽에 달린 RHD를 공급하며 자동차 문화를 만든 탓이다. 주요 시장인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RHD(Right Hand Drive)의 주요 국가다.

현대차 7인승 MVP 스타게이저 사진=권용주 교수현대차 7인승 MVP 스타게이저 사진=권용주 교수

흥미로운 점은 RHD 시장의 성장률이다. 영국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RHD 시장은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22%의 성장이 예상된다. 2억7000만명의 인도네시아, 7100만명의 태국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어서다. 1억명의 베트남이 LHD(Left Hand Drive)를 채택하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더욱 높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막 RHD 주요 시장에 진출한 한국차에게 동남아 공략은 그야말로 야심찬 도전이다.

비록 일본의 지배력이 높아도 한국차에겐 글로벌 전략의 마지막 퍼즐로 분류되는 곳이 동남아다. K-팝, K-푸드, K-컬처 등은 유행해도 K-자동차는 일본의 견고한 장벽을 아직 넘지 못한다. 60년 동안 시장을 매우 정밀하게 다져온 일본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도전'은 한국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다. 특히 자동차 부문은 흔히 '해봤어?'라는 문구로 대변되는 도전 정신이 지배한다. 과감한 도전이 없었다면 미국, 유럽, 인도 등의 확장은 꿈꾸지 못했을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도전 지역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일본 기업이 촘촘하게 구축한 시장을 선택했다.

도전 경영의 강점으로 발상의 전환, 혁신 속도, 그리고 역동성 증대 등이 꼽힌다. 실제 1940년대 자동차정비업에 착수한 정주영 현대차그룹 창업주의 발상 전환은 유명하다. 모두가 느린 정비를 수행할 때 오히려 빠른 정비를 선택했고 결과는 주효했다. 점진적 소득 증대로 생활 문화가 달라지는 동남아 또한 한국만의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최근 현지에서 만난 현대모빌리티태국 정재규 법인장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차를 문화적 기반 위에 조성하면 제품은 자연스럽게 'K'로 상징되는 한국 문화와 어울려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기업은 국경을 초월해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을 의미한다. 여러 국가에 생산 시설 및 판매망 등을 두고 활동하는 기업이다. 물론 시장 특성을 고려해 진출하지 않는 곳도 있지만 진정한 글로벌 전략에서 특정 지역은 배제될 수 없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마지막 퍼즐이자 한국차의 강력한 도전이 서서히 발휘되는 곳이다. 이제 막 현지화로 시장에 도전한 현대차에게 필요한 것은 철저한 현지 중심의 혁신적 발상 전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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