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이미지 회복→정비사업 수주 괄목직원 복지 개혁·조직 만족도 상승 이끌어대어 수주·신사업·해외개발 성과 등 관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윤홍 사장은 오는 10월 취임 2년째를 맞는다. GS건설은 지난해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직후 10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감하고 최대주주 허창수 회장의 아들이자 GS 4세인 허 사장을 새 CEO로 선임했다.
당시 '자이'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며 교체설까지 돌았지만 허 사장은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에서 'eXperience Inspiration(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바꾸는 리브랜딩 전략을 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우려를 딛고 주요 사업지에서 수주가 잇따랐고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19조9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5.5% 뛰어올랐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특히 민간 도시정비사업에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3조1097억원을 따냈다.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10조6682억원의 수주 중 4조1522억원이 도시정비사업에서 나왔다.
허 사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 역시 현장 점검과 하자 개선에 주력하며 쪼그라들던 정비사업 실적을 회복시켰다. 조합과 청약자 신뢰를 되찾으며 '메이저 브랜드' 위상을 재확립했다. 남경호 부사장 등 허 사장이 발탁한 주요 임원들의 입지도 더욱 단단해졌다.
재무 지표도 견고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6조2589억원으로 2년 전보다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흑자 전환(1639억원) 후 올해도 23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도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올 상반기 201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허 사장은 세 자녀 아버지로서 직원들의 일과 가정 양립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난임 시술비 지원, 출산 축하금, 산후조리원 비용 지원, 육아휴직 확대 등 복지 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노사 협의를 통해 자녀 보육수당 확대, 명절 상여금 기본급 편입, 시간외 근무 축소까지 이뤄졌다. 계약직까지 포함한 전 직원 대상 복지 개선으로 직원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국내 주택사업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플랜트 및 인프라, 해외사업, 신사업 등으로 분산하고 급격한 업황 침체와 대외적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일부 성과는 확인되고 있다. 현재 GS건설 총매출의 약 66.4%가 재건축·재개발 등 건축·주택사업을 통해 올리고 있지만 허 사장이 내정되기 직전인 2023년 6월 말 77.8%보다 대폭 떨어진 비중이다.
반면 플랜트 사업 부문의 비중은 현재 9.97%로 2년 전 2.26%보다 크게 늘었고, 호주·싱가포르 등에서 나온 인프라 사업 비중도 8.3%에서 10.5%로 증가했다.
GS건설은 몇 년간 해외개발사업팀과 미주개발팀, 베트남 법인 등을 통해 현지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베트남 자회사 합산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라 올 상반기 1110억원을 달성했고 적자에서 벗어나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허 사장이 2018년부터 약 5년간 GS건설 신사업 부문을 총괄할 때부터 키워온 모듈러 등 프리배브(Prefab) 사업이 회사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허 사장은 지난 2020년 신사업 부문 대표 시절, 폴란드 목조 모듈러 기업 단우드(Danwood) 인수를 주도했다. 이후 사전 제작 콘트리트 생산 및 공사 전문 법인인 GPC와 모듈러 시공 전문기업 자이가이스트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최근 매각한 GS이니마를 통해 향후 유입될 약 1조7000억원의 매각 대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허 사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GS건설이 안고 있는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 일부를 상환하고 250%가 넘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쓸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신사업 투자 등에 활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수주전에서 잡음이 무성한 송파한양2차와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구역) 시공권을 거머쥘지도 관건이다.
GS건설은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여파로 국토부와 서울시로부터 각각 8개월, 1개월(추가 1개월 예정)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향후 본안 판결에 따라 형집행정지 효력이 상실될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허윤홍 사장은 입사 후 차곡차곡 입지를 넓혀 CEO 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재벌 4세이자 겸손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업계에 전문경영인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대주주 일가의 오너십과 경영 성과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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