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 700여명 9일 오전 로비 모여 반대 시위"이찬진 원장, 금융사 CEO 만나듯 직원도 만나달라""대안책 인적 교류 실망스러워···비대위 구성해야"
금감원 직원들은 9일 오전 8시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아 '검정색 상의'를 착용하고 1층 로비에서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8시에 시작된 시위는 8시 50분까지 약 50분가량 진행됐으며, 1층 로비를 가득 채운 700여 명의 직원들이 조직개편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노조 측은 지난 8일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한 상태며 이날 노조 시위 도중 금감원에 출근한 이 원장은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사무실로 향했다.
"내부설명회 실망스러워···임원들 좀 더 적극적 태도 보여야"
금감원은 지난 8일 이 원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직원 달래기'에 나섰으며, 이세훈 수석부원장도 전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었으나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특히 이 수석부원장은 8일 설명회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국회가 진행하는 조직개편이며 금감원은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이를 따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완 금융위 노조 부위원장은 "어제 설명회에 대해 정말 실망스럽다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사측 입장, 경영진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있겠지만 직원들을 생각했다면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했는데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 부위원장은 "과거 금감원 내 민원조사실이 생길 때에도 각 부서 국장들이 3개월 동안 업무 분장을 하지 못했다. 조직을 분리한다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다"면서 "금소원이 분리된다고 해도 금감원에 또 민원이 생길 것이고 그 민원이 어느 쪽 민원인지 계속 다툼이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비자보호 업무를 결코 등한시하는 것이 아니다. 단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이 방안이 정말 순수한지,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과 이 수석부원장이 전일 언급한 금감원과 금소원 간 '인적교류'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불편함을 내비쳤다.
윤 부위원장은 "파견 형태로 근무를 하게 된다면 소속감과 오너십을 갖고 일할 수 없다. 또한 그 기간 직원들의 경력, 연수, 복지 등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금융위 출신이지만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1년간 우리와 동고동락한 만큼 기대를 가졌으나 직원 달래기 키워드가 단순히 기관 파견이라면 정말 실망스럽다"고 언급했다.
직원들도 반대 한 목소리···파업도 검토
이날 집회에 모인 직원들도 한 목소리로 금소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철회를 요구했다.
금감원 한 직원은 자유 발언에서 "이번 정부의 조직개편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 최일선에서 일하는 금감원 직원들의 이야기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미 쌍봉형 금융감독체계는 영국에서 실패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도 "어제 이 원장의 메일을 보고 저조차도 한숨이 나왔다"면서 "은행, 보험, 증권사 대표이사(CEO)를 만날 때처럼 저희도 만나서 의견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옵티머스 사태 당시 검사업무를 담당했다고 밝힌 직원은 "2020~2021년 사모펀드 사태 중심에 있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사기적 부정거래가 검사를 통해 확인돼 분쟁조정 배상을 100% 받을 수 있던 것처럼 영업행위 감독과 소비자 보호는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며 금소원 분리를 반대했다.
한편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전날 대의원 회의에서 직무가 정지됐고 정보섭 수석부위원장이 대행을 맡고 있다. 노조 측은 향후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총파업 등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정보섭 수석부위원장은 "어제 이세훈 수석부원장 이야기에 상처를 받았으나 경영진 측에서 할 말이 있고 노조는 노조로서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직개편이 발표됐으나 아직 법 개정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의견을 한 번 더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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