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AI·친환경 등 차세대 사업 '진두지휘' 실행력 중심 리더십으로 그룹 내 존재감 입증
23일 재계에 따르면 SK와 LS그룹 등 주요 대기업에서 '오너 3세' 경영인이 전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목을 끄는 인사는 단연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 곧바로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열리는 미국 보스턴으로 발걸음을 옮겨 글로벌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협업 방안을 모색했다.
최태원 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본부장(1989년생)은 중국 베이징국제고등학교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그는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으로 근무하다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 선임 매니저로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최 본부장은 투자와 연구개발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와 방사성의약품(RPT) 관련 후보물질 도입을 주도한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최 본부장은 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고경영자 세미나', 'SK AI 서밋 2024', '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 등 굵직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론, 작년말 지주사 SK㈜에 신설된 '성장 지원' 담당으로 발탁되며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이란 중책을 떠안았다.
SK 안팎에선 최 본부장이 바이오 사업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명실상부 그룹 핵심 경영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아들 최성환 사업총괄사장도 주목받는 '3세 경영인' 중 한 명이다. '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이란 비전을 제시한 이래 회사 내 사업모델을 속속 만들어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SK네트웍스의 AI 전략과 SK매직의 자원으로 탄생한 웰니스(웰빙과 피트니스의 합성어) 로봇 '나무엑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에어 솔루션과 바이탈 사인 체크, 대화형 서비스 등 기능을 갖췄다. 실내공기를 정화하고 스트레스 지수 등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엑스는 이달 사전 예약을 거쳐 7월 중 제품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최 사업총괄사장은 나무엑스의 쇼케이스에 직접 참석해 웰니스 로봇의 성공을 자신했다. 당시 "사람이 기술을 쫓는 관점에서 벗어나 기술이 사람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하기도 했다.
LS가(家)에선 구본규 LS전선 사장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간 축적한 해저케이블 기술력과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구본규 사장은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수주전에 적극 뛰어드는 한편, 수출 확대를 위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면서 주정부로부터 4800만달러 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확보했다. 동시에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525kV급 초고압직류(HVDC) 케이블을 상용화하고 '동해안-수도권' 송전망 사업에 참여하는 등 성과도 창출했다.
구 사장은 국내 유일의 전력케이블 시공 업체 LS마린솔루션의 역량을 키우는 데도 신경을 쏟는다. 대형 통신케이블 포설선(CLV) 건조를 위한 투자를 결정하는 한편, 기존 선박의 적재용량을 늘리는 등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차세대 리더의 왕성한 행보에 재계 전반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더 이상 과거의 관습을 답습하지 않고 현장 속에서 해답을 찾는 실행 중심의 리더십이 안착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3세 경영인은 단순한 후계자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시장과 현장을 누비며 '실행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파트너와 직접 눈을 맞추며 문제를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현장형 리더십'은 이들의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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