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률 안정세···높아진 물가수준, 가계 부담은 여전"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근원물가 상승률 2% 근방

생활물가 오름폭 확대···주택시장 양극화 부담

하반기 물가 안정 기조 전망···불확실성은 '여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소스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목표 수준인 2% 내외를 유지하며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수준이 높아져 가계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다. 향후 물가는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전반적으로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 관세정책과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8일 한은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지난해 하반기 중 1.8%(전년동기비)에서 0.3%포인트(p) 높아졌다. 월별로는 연초 2.2%에서 국제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5월 1.9%까지 떨어졌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1~5월 중 1.9%로 안정된 흐름을 지속했다. 일부 서비스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4~5월 중 소폭 상승했지만 여타 기조적 물가 지표들도 대체로 안정 흐름을 이어오며 평균치가 2% 부근에서 유지되고 있다.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승한 데는 석유류 가격 및 공업제품(석유류 제외) 가격, 서비스 가격 등이 상승한 데 기인했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농산물 출하확대, 정부의 가격 안정 노력 등으로 최근 상승률이 0%대 초반으로 둔화되며 물가상승률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2%대 후반 수준을 지속하다 최근 2%대 중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목표 2%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기를 거치며 높아진 물가 수준이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한은은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들어 중동지역 지정학적 갈등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방요인으로 부각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공식품, 외식물가는 생산비용 상승이 가격에 장기간 전가되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이 계속될 수 있다"며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인한 주택시장 양극화도 수도권 가계의 주거비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