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만장일치 인하···4명 "3개월 내 인하 가능성""기준금리 속도 빠르면 코로나19 당시 실수 반복" 경계"원화 스테이블코인, 감독 가능한 은행권부터 시작해야"
한은 금통위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2.75%)에서 0.25%포인트 낮춘 2.50%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현재 연 2.5%보다 낮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들은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진 만큼 금리 안정 리스크를 점검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로 경기를 진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2명은 향후 3개월 내 연 2.5%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라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 한미 금리차,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수도권 부동산 가격 변화, 새 정부 경제 정책 등을 점검하면서 경제 여건 방향성이 더 정해진 이후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견해"라고 했습니다.
향후 금리 인하 폭 커질 수도···"코로나 당시 실수 반복 안 해"
이 총재는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폭이 더 커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빅컷(0.50%p 인하)을 단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주택 가격이 오르는 등 코로나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역성장 확률이 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4%에 달한다"며 "역사적으로 지금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경제전망의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는 데다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입수될 데이터를 보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속도와 폭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 "건설경기 침체, 성장률 전망치 낮춘 주요 원인" 지목
한국은행이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2월보다 0.7%p 하향 조정한 0.8%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 하향에는 부문별로 건설 영향이 가장 크다"며 설명했다.
이 총재는 "건설투자는 GDP의 14%를 차지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심화로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커지며 성장률 전망치를 0.4%p 낮추는 요인"이라며 "수출은 2월 기준선보다 높아진 미국 관세로 둔화 폭이 확대돼 0.2%p를 추가로 낮췄다"고 말했다.
또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상하방 리스크 요인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며 주요국의 무역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가능성과 새 정부의 추가 경제부양책 추진, 정책 불확실성 완화 등을 상방 요인, 통상갈등 장기화, 품목별 관세 추가 부과는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내수 성장 기여도 0.8%p···"순수출은 0%"
이 총재는 "올해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p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 기여도는 0%로 가정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0.3%p로 나빠질 것"이라며 "내수 기여도는 1.9%p 정도로 가정하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순수출 기여도에 대해서 "미국 관세 효과가 하반기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커 내년의 순수출 기여도는 악화될 것"이라면서 "내수는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0.8%, 내년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반대 안 해···"통화정책 유효성 저해 우려"
이 총재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한은이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불러올 리스크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표했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폐 대체재가 부도나 사고가 나면 지급 결제 시스템 신뢰가 한꺼번에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거래가 손쉬워 자본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일단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