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CU·세븐일레븐, 협업 통한 출시 경쟁3000원대 초가성비 색조 제품 인기듀프 트렌드로 저렴이 명품 경쟁
편의점 화장품이 기초를 넘어 색조까지 세를 넓히고 있다. '3000원대' 초가성비 화장품을 앞세운 편의점 업계의 뷰티 전략이 다이소, 올리브영 등 기존 생활 유통강자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색조 전문 브랜드 손앤박과 협업한 자체 화장품 라인 '손앤박 하티(HATTY)'를 이날 단독 출시했다. 립앤치크 5종, 아이브로우 2종으로 구성된 제품군은 모두 3000원대다. 수채화 발색, 위생적인 튜브 타입 용기, 멀티 활용 가능성까지 갖춘 '하티'는 'HANDY(편리한)'와 'BEAUTY(아름다움)'의 합성어로, 실용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강조한 제품이다.
이번 출시 배경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듀프(dupe)' 소비 트렌드가 있다. 듀프는 고가 브랜드와 유사한 디자인·효과를 갖춘 저가 대체재로, 뷰티 업계에서 '저렴이 명품'으로 불린다. GS25는 화장품 전문 브랜드 수준의 색조 제품을 편의점 가격에 제공하며 듀프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썬크림, 클렌징 등 기초 화장품을 시작으로 더마비, 마녀공장, 리얼베리어 등 주요 브랜드와 손잡고 뷰티 카테고리를 확장해왔다. 그 결과, GS25 화장품 매출은 2022년 22.4%, 2023년 37.9%, 2024년 45.6%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손앤박 하티'는 트렌디한 감성과 전문가 노하우, 접근성을 결합한 GS25만의 색조 화장품"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제품을 출시하며 뷰티 카테고리를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U 역시 마데카21, 엔젤루카, 리얼베리어 등 주요 브랜드와 협업하며 250여종의 뷰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CU의 화장품 매출은 2022년 28.3%, 2023년 16.5%로 성장했다.
세븐일레븐도 초가성비 화장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일 업계 단독으로 무기자차 선크림을 선보인 데 이어, 21일에는 메디필 1회용 파우치형 선크림과 모공리프팅샷 세럼을 출시했다. 가격은 모두 3000~4000원대.
오는 28일에는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기업 한국콜마그룹 계열사 HK이노엔의 브랜드 '비원츠'와 협업한 기초화장품 4종을 단독 출시한다. 제품은 피디알엔 필오프 마스크팩, 글루타치온 미세자극 세럼, 시카 콜라겐 리프팅 크림, 카밍 패드 등으로 구성된다. 1회용 파우치 형태로 휴대성과 위생성을 높였다.
권주희 세븐일레븐 MD는 "편의점은 접근성이 높아 사용 빈도가 높은 기초 화장품 수요에 최적화된 유통 채널"이라며 "소용량, 합리적 가격의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의 뷰티 시장 진출은 단순한 신사업 확장이 아니다. F&B 중심으로 포화된 편의점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커머스의 성장, 다이소의 약진, 올리브영의 다각화 전략 등 유통 채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화장품은 고마진·고성장 품목으로 주목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0.4% 줄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12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25는 매출이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6% 감소했고, CU는 매출 증가율 3.2%에 비해 영업이익이 30.7% 급감했다. 세븐일레븐은 매출이 1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3사가 뷰티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아직 전체 매출 비중은 작지만, 높은 성장률과 전국 5만여개 매장, 24시간 접근성, 1만원 이하 가격 전략 등이 편의점 뷰티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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