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코스피 상장···절반 넘는 구주매출 비중롯데는 풋옵션 회피, DN은 FI 엑시트 목적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회수금 변동 가능성 있어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는 각각 다음달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국내 대기업 계열사로 공모 물량 중 50% 이상이 기존 주주의 구주매출로 채워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구주를 매각하는 이유와 배경은 상이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494만여주를 모집하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747만2161주가 구주매출로 구성됐다. 공모가 상단 기준 약 1008억원이다. 구주매출자는 2대 주주인 엘엘에이치 유한회사(사모펀드 에이치PE)로, 2017년에 2860억원을 투자해 지분 21.87%를 확보했다.
이번 구주매출 배경에는 에이치PE와 맺은 풋옵션 계약에 있다. 당시 투자계약에는 일정 조건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롯데가 에이치PE의 보유 지분을 되사주는 풋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더불어 공모가가 에이치PE의 풋옵션가(5만720원)를 밑돌 경우 차액을 롯데가 보전해주는 조항까지 존재했다.
이번 공모가는 최대 1만3500원으로 풋옵션가보다 73.38%(3만7220원) 낮다. 롯데는 에이치PE에 최대 2931억원의 손실보전 비용을 부담해야 할 처지다. 상장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 지분을 직접 매입해야 해 총 3939억원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었다. 결국 시장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어적 상장'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DN솔루션즈의 구주매출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전형적인 엑시트 목적이 뚜렷하다. 이번 공모에서 구주매출로 나오는 물량은 총 996만여주로 전체 공모물량의 약 57%에 달한다. 구주매출자는 최대주주인 지엠티홀딩스를 포함한 케이에스덱스터, 한국투자제조혁신제1호 사모펀드, 화인KBPE, SKS한투PE 등이다.
이 중 케이에스덱스터는 산업은행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출자한 투자법인으로 지난해 4월 DN솔루션즈에 약 2500억원을 투자하며 9.7%(537만6807주)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지엠티홀딩스로부터 6.67%(358만4538주)의 구주를 인수하고, 전환우선주 형태로 3.03%(179만2269주)를 추가로 확보한 구조다.
이번 공모를 통해 케이에스덱스터는 구주 358만4538주(6.67%)를 매각할 예정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최대 3215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약 12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지엠티홀딩스는 최대 2984억원, 한국투자제조혁신제1호는 2252억원, 화인KBPE는 322억원, SKS한투PE는 161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수요예측이 끝나지 않아 결과에 따라 상장 여부와 공모가가 조정될 여지가 충분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두 기업 모두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구주매출의 규모보다는 자금 회수 목적과 이후 주주 구조 변화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투심 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백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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