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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의선의 '블루오션', 이번엔 아프리카··· '아아(亞阿) 벨트' 조성하나

산업 자동차

정의선의 '블루오션', 이번엔 아프리카··· '아아(亞阿) 벨트' 조성하나

등록 2024.07.11 08:12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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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阿 알제리 정부에 현지 완성차 공장 설립 제안아프리카, 현대차 현지화 성과 거둔 ASEAN과 닮은꼴이머징 마켓 중심 공급망 확대로 '글로벌 빅3' 굳힌다

현대자동차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 임원들이 지난 8일 알제리 알제에서 알제리 산업제약부 측과 만나 현지 완성차 설립 계획을 전달했다. 사진=La patrie news현대자동차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 임원들이 지난 8일 알제리 알제에서 알제리 산업제약부 측과 만나 현지 완성차 설립 계획을 전달했다. 사진=La patrie news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블루오션 개척' 프로젝트가 규모를 더 키울 태세다. 인구 6억여명에 이르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아세안)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목격한 정 회장이 낙점한 다음 블루오션 개척지는 인구 14억여명의 '미지의 땅' 아프리카 대륙이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천연 자원이 많고 경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며 자동차 구매력이 어느 정도 보장된 북아프리카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아프리카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심산이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8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타렉 이스마엘 모사드 현대차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MENA) 경영전략 총괄 등 현지법인 고위 임원들이 대표단을 꾸려 알제리 정부 관계자와 만났다.

현대차 대표단은 알리 아운 알제리 산업제약부 장관 등 경제 부처 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반 승용차 3종과 전기차 1종, 상용차 2종 등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설립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제약부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유사한 성격의 알제리 정부 내 경제 관련 부처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 측은 "알제리 정부가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준비된 대로 완성차 공장 조성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알제리 정부는 현대차 측의 제안을 듣고 공장 신축 부지 선정 등에 대한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아프리카 대륙의 첫 번째 현대차 공장 건설 가능성을 높였다.

사실 알제리는 해외 기업에 매우 인색한 나라 중 하나였다.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5년부터 완성차 수입 쿼터제를 도입하고 2020년에는 수입 중고차의 유입을 막는 등 자동차 시장에 대한 '쇄국 정책'을 폈다.

그러나 외환보유고의 안정적 관리 상황을 확인한 알제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수입차 시장을 재개방했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 상황에서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현지 완성차 공장 설립'이라는 제안을 던진 것이다.

'천연자원 부국' 알제리, 車 구매 수요 꾸준한 증가세


현대차가 북아프리카에 새롭게 마련할 생산 거점으로 알제리를 낙점한 요인으로는 경제 성장 잠재력과 천연자원 매장량의 풍부함이 꼽힌다.

알제리의 인구는 4560만명 수준이며 북아프리카 지역 7개국(이집트·수단·알제리·리비아·모로코·튀니지·서사하라)의 인구를 합하면 2억6800만명에 이른다. '빈곤의 대륙'인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 비하면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성장 가능성은 다소 높다.

알제리의 최근 3년간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3.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8% 안팎에 이를 정도로 높은 물가 상승률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알제리는 천연자원의 매장량이 상당한 자원 부국이다. 알제리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4위 수준의 산유국이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 중 하나인 코발트의 매장 규모가 세계 2위 수준일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현지 자동차 시장의 구매 수요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원유 매장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자동차의 연료가 되는 휘발유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피아트, 체리, 지리, 오펠 등의 브랜드가 알제리 시장에 진출해 매년 15만대 수준의 완성차를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신차 수입이 허용된 이후 수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연식이 오래 된 차들이 많기 때문에 구매 수요가 매우 많다는 전언이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로 봐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5억달러(약 28조3700억원)이며 5년 뒤인 2029년에는 263억달러(약 36조 원)까지 연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아프리카 지역에서 50만여대 수준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알제리 공장을 통해 공급선을 넓힐 경우 현지 판매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시적 지표상으로 국가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자동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나라 안에 매장된 천연자원이 풍부하다는 특징은 공교롭게도 현대차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확인한 장점이다.

현대차는 천연 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고 자동차를 구매할 만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아세안 지역을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의 안목은 정확했다. 현대차가 오는 2030년까지 15억5000만달러(한화 약 2조1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인도네시아 공장은 본격 가동 2년여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가동률 100%를 넘어선 인도네시아 공장은 해외공장 중 가동률 순위 1위를 기록 중이고 이 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의 누적 판매 대수도 2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현대차의 아세안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알제리 공장이 순탄하게 세워진다면 아세안 지역에서 확인한 성과를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확인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로 뻗는 현대차 생산 네트워크···'글로벌 빅3' 입지 못박는다


정의선의 '블루오션', 이번엔 아프리카··· '아아(亞阿) 벨트' 조성하나 기사의 사진

현재 현대차는 국내 3개 공장(울산·아산·전주)을 비롯해 해외 7곳(중국 베이징·인도 첸나이·인도네시아 카라왕·미국 앨라배마·브라질 상파울루·튀르키예 이즈미트·체코 노쇼비체)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조지아주에 조성 중인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가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오는 2026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자동차 반조립 제품(CKD) 합작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알제리에 현대차 공장이 생기게 되면 오세아니아 지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대륙에 현대차 생산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셈이 된다.

특히 글로벌 이머징 시장으로 꼽히는 아세안-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생산망 구축은 이들 지역에 대한 자동차 공급선 확충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톱3'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기업, 특히 현대차를 향한 아프리카 대륙의 러브콜이 뚜렷하고 현대차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 의지도 매우 선명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6월에 서울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 당시 아프리카 지역 고위 인사들과 만나 현지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비즈니스 서밋 행사에서 정 회장과 만난 웸켈레 케베츠웨 메네 아프리카 자유무역지대 사무총장은 "아프리카는 폭발적인 자동차 구매 수요에 비해 실제 현지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며 현대차 측에 적극적인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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