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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저축은행 무더기 적자···하반기 더 어렵다

금융 은행

저축은행 무더기 적자···하반기 더 어렵다

등록 2024.07.04 07:00

박경보

  기자

저축은행 79곳 상반기 순손실 5000억원 돌파 유력경기 침체 여파로 연체율·부동산 PF 손실 급증중금리대출 상한선도 더 낮아져···몸집 줄이기 '총력'

저축은행 무더기 적자···하반기 더 어렵다 기사의 사진

올해 상반기 5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저축은행들이 하반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연체율 상승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중국리 대출 상한선을 더욱 낮추기로 해서다. 상위권 저축은행들까지 적자전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출채권 매각 확대 등 '잇몸으로 버티기'에 나선 모습이다.

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손실액(5758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손손실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저신용 자영업자 연체율 10.21%···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세


저축은행업계의 업황이 급격하게 나빠진 배경으로는 연체율 증가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인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지난 3월말 10.21%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의 연체 차주 비중도 1.57%에서 4.2%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과거 금리 상승기 대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체율 증가와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도 저축은행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큰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14%에서 최대 26.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부동산 PF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무더기로 하향 조정됐다.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하락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28일 나이스신용평가는 OSB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키움과 고려저축은행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올해 상반기 국내 3개 신용평가사(나이스신평·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에서 신용평가를 받는 저축은행 30여 곳 중 절반 수준인 16개사의 등급과 전망이 떨어졌다.

저축은행 PF 익스포저 7조2000억원···KB‧대신 등 대응능력 우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PF 손실 규모는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에 따라 개별 회사별로 차별화돼 나타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손실 규모는 대체로 기적립 대손충당금 규모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 16개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 규모는 총 7조2000억원"이라며 "KB·대신·다올·OSB 등 4곳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200%를 상회하는 등 매우 높은 양적 부담을 보유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에 대한 대응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건전성 개선 노력이 지속됐지만 이번 PF 시장 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며 "79개 저축은행의 2023년 순손실은 5760억원에 육박했고 2024년 1분기 순손실은 1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PF 비중이 높고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강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하에 충당금 추가 반영이 예상된다"며 "저축은행의 브릿지론은 71%가 만기 연장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회 이상도 35%에 달한다"고 부연했다. 이들 토지가 경공매 대상에 오르면 연체율은 낮아지겠지만 손실이 확정된다. 특히 일부 계열사 지원 여력이 낮은 저축은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중금리대출 상한선을 더 낮추기로 한 것도 저축은행의 재정을 위축시킬 것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조달금리 변동 폭을 반영해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상한을 조정했다. 업권별 중금리대출 금리상한 변동을 보면 상호금융은 올해 상반기 10.5%에서 올해 하반기 10.22%로 0.28%p 낮아지고 저축은행은 17.5%에서 17.25%로 하향 조정된다.

중금리 대출은 저축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힌다.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선이 내려가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저축은행업계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도 업황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계는 위험 자산을 줄이는데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103조7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조2982억원이나 급감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재구조화 등이 본격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과 손실인식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최대한 몸집을 줄이고 건전성을 유지하며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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