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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연말도 아닌데"···'원포인트 인사'로 분위기 쇄신 나선 삼성·SK

산업 재계

"연말도 아닌데"···'원포인트 인사'로 분위기 쇄신 나선 삼성·SK

등록 2024.06.10 14:29

수정 2024.06.10 16:20

정단비

  기자

SK, 이노베이션·에코플랜트·온 수장 교체삼성, DS부문장·미래사업기획단장 맞교환통상 연말 인사 벗어나···위기 타개 풀이

삼성전자 및 SK그룹은 최근 일부 부문장 및 계열사 등 수장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박혜수 그래픽기자 hspark@삼성전자 및 SK그룹은 최근 일부 부문장 및 계열사 등 수장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박혜수 그래픽기자 hspark@

최근 삼성전자, SK그룹 등 재계에서 수장들에 대한 '원포인트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그만큼 기업들의 위기감이 배어들어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연말까지 인사를 기다리기보다 발 빠른 대응으로 현 상황들을 타개해 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SK온은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을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는 지난 7일 진행된 인사에 따른 것으로 이들은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은 그간 맡아왔던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자리는 사임하고 추후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글로벌 성장전략 실행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정준 신임 SK온 부회장은 이석희 사장과 함께 SK온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3일에도 SK에코플랜트 사장으로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내정했다. 이번 인사는 SK에코플랜트가 국내 대표 환경·에너지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성공적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SK그룹은 최근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 유정준 SK온 신임 부회장,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사진=각 사 제공SK그룹은 최근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 유정준 SK온 신임 부회장,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 사진=각 사 제공

SK그룹의 이같은 일련의 인사들은 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도 맞물려있다는 풀이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최창원 의장이 오른 뒤 그룹 벨류업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창원 의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와 그린 사업 등에 대한 경쟁력 제고를 하겠다는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최태원 회장이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이지만 그간 수조원의 자금 수혈에도 여전히 사업안정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SK온의 영업손실은 331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약 18배 불어난 상태다.

이에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중심에 있는 SK이노베이션의 현안들을 추진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최재원 전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으로 등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달 말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 1조3803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상고심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재산분할로 인해 최태원 회장의 SK그룹 지배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이 자금 마련을 위해 SK그룹에 대한 지분을 활용할 경우 경영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SK그룹의 중간지주사이기도 한 SK이노베이션에 자신의 동생을 앉히면서 강력한 리밸런싱 추진과 함께 지배구조 강화라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SK에코플랜트의 경우 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CEO를 재무통으로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IPO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도 지난달 21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장을 교체했다. 미래사업기획단장이였던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위촉하고 미래사업기획단장에는 DS부문장이던 경계현 사장을 위촉했다. 사실상 자리를 맞교환한 것이지만 삼성전자 역시 그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해왔던 것에서 다소 벗어난 행보였다.

삼성전자는 당시 인사와 관련해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하여 D램·플래시(DRAM·Flash)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던 이력이 있다. 반도체 부문의 구원투수로 전영현 부회장을 투입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전자의 DS부문은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수십조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인공지능(AI)이 불러온 열풍의 주역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더불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이자 DS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의 갈등도 지속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DS부문의 성과급 0% 지급을 기점으로 사측과 각을 세우고 있으며 삼성전자 창업 이래 최초 파업 결정을 하는 등 쉽사리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영현 부회장이 노조와의 갈등을 수습하고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위상을 되살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인사들은 각 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재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이에 연말 인사로 결정하기보다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성 있게 대처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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