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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脫주택 나선 대형건설···데이터센터부터 수소차 충전까지

부동산 건설사 NW리포트

脫주택 나선 대형건설···데이터센터부터 수소차 충전까지

등록 2024.06.02 11:20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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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장기 불황에 건설사들 주택 의존도 낮춰 데이터센터 시공부터 운영까지 새 먹거리 선점 경쟁수처리·전기차 충전 등 친환경 사업으로 활로 모색

GS건설이 준공한 안양 호계동 '에포크 안양센터' 사진= GS건설 제공GS건설이 준공한 안양 호계동 '에포크 안양센터' 사진= GS건설 제공

건설사들이 '전통의 먹거리'인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그간 주력해온 주택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 부문에 집중됐던 사업영역을 인공지능(AI)부터 친환경 사업까지 진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미분양 등에 대한 우려와 공사비 급등 등을 겪으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파이를 줄이는 한편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기업의 필수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데이터센터관련 수주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인천 서구 가좌동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시공권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아마존 자회사인 AWS가 한국에서 처음 구축하는 데이터센터로 연면적 4만4812㎡에 달한다. 총 공사비는 5000억원 규모다.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면 준공까지 약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준공한 GS건설은 지난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총 10개의 데이터센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10번째 데이터센터인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했다. 특히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를 통해 GS건설은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GS건설은 디벨로퍼로써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하기도 했다. 실제로 디씨브릿지는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후발주자들의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DL그룹 지주사 대림은 지난 1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재 데이터센터 신축 공사 착공에 나섰다. 대림은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사업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도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담당한다. 2020년 사내 스마트데이터센터그룹을 구성하는 등 사업을 확장한 가운데 지난 6월 싱가포르 '디지털 엣지'와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에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1조원 규모로 SK에코플랜트는 개발부터 EPC까지 책임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도 구성했다. 앞서 HDC현산은 2022년 3월 정관 개정을 통해 사업 목적에 데이터센터업을 추가했다. 회사가 보유한 복합도시, 발전소 등의 개발 역량과 HDC그룹의 데이터 운영 및 기술 경쟁력을 접목해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운영까지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액침냉각 시스템. 사진=삼성물산 제공액침냉각 시스템.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업해 데이터센터 필수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시공을 넘어 운영까지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물산은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설계에서 시공, 장비 공급, 핵심 인프라까지 데이터센터 일괄 구축이 가능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시공만 해주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건설사가 디벨로퍼로서 직접 데이터센터를 소유하고 운영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친환경사업으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는 건설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SK에코플랜트가 대표적인 회사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1곳에 불과했던 국내 환경사업 자회사를 지난해 24곳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수처리부터 소각, 매립 등 친환경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 중이다.

현대건설은 유기성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초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민간투자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사업은 경북 칠곡군 소재 구미하수처리장 내 음식물류 폐기물, 하수찌꺼기, 분뇨 처리시설을 재건설하고 하루 475톤의 유기성 폐기물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고질화해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폐기물을 자원화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에도 매진해왔다.

환경부 주관 국책연구사업의 일환으로 현대건설이 건설하고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는 국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특성에 최적화된 순수 독자 기술이며 하루 8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순도 99.99% 이상의 수소를 생산해 인근 수소융복합충전소에서 수소차의 연료로 공급한다.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사업을 정조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환경부에서 주관한 '2024년 전기자동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로 선정돼 미래 친환경 새 먹거리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2020년 9월 전기차 충전 사업 등록을 완료한 이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원 사업자로 선정돼 관련 신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익모델에 대한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단기 분양 차익에 기초한 주택사업은 지금같이 분양가에 변동이 있으면 사업성이 나빠진다. 일본처럼 대형건설사들이 단순히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 아닌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며 도시를 완결시키는 타운매니지먼트 등 장기적인 사업을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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