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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비만약 열풍' 속 새 치료제 니즈 증가···"환자 맞춤형 신약은 기회 요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비만약 열풍' 속 새 치료제 니즈 증가···"환자 맞춤형 신약은 기회 요소"

등록 2024.04.04 15:09

유수인

  기자

토마스 랜드 노보 노디스크 선임 과학자 "아시아인 특화 신약 필요"서양인과 비만 양상·주요 합병증 달라···근육 보존도 중요 한미, 韓 맞춤 신약 개발···유한양행, 벤처와 손잡고 투약 편의성↑

토마스 랜드 노보 노디스크 사업개발부 선임 과학자. 사진=유수인 기자토마스 랜드 노보 노디스크 사업개발부 선임 과학자. 사진=유수인 기자

최근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타겟·모달리티(치료 접근법) 기반 신약 개발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전세계 비만약 시장을 이끌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약물들은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서양인 환자 타깃으로 개발됐다는 한계가 존재하고, 비만으로 인한 동반 질환까지 치료하거나 사용 편의성을 높인 치료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랜드 노보 노디스크 사업개발부 선임 과학자는 4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한 '노보 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 심포지엄에서 "지난 몇 년간 비만 치료제 관련 특허 출원이 많이 늘었다. 신약개발 측면에서도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이 등장했으나 대부분 인크레틴 계열"이라며 "노보 노디스크는 인크레틴 계열 비만약 '위고비'(세마글루티드) 하나로 성공할 수 있었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약물로는 환자의 건강, 포만감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어 '행복한 환자'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은 전인적 관리가 필요한 복잡한 질환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더 건강하게 체중감량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근육을 유지하면서 체중을 감량해주고, 동반질환도 같이 치료해줘야 한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등으로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른 비만약 열풍의 주역이다. 위고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등 회사가 보유한 비만 치료제는 인크레틴 호르몬 GLP-1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체내 인슐린 합성 및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한다.

그간 GLP-1 제제는 당뇨 치료제로 주로 이용돼 왔는데,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인해 비만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삭센다는 임상시험에서 대상자의 체중을 5~10%가량 감소시켰고, 위고비는 삭센다보다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와 편의성으로 빠르게 시장을 점유해나갔다. 삭센다는 1일1회 투여 방식인 반면, 위고비는 주 1회로 줄여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다.

위고비는 심혈관 관련 문제 예방 목적으로도 적응증을 획득한 상태다. 작년 8월 발표된 위고비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 투약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이상 증상의 발생 위험을 20%가량 감소시켰다.

토마스 랜드 선임 과학자는 '아시아인'에 특화된 비만약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은 상대적으로 복부 내장지방 비율이 높아 같은 비만 정도라도 서양인에 비해 대사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비만 양상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이 서양인과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동아시아에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있어) 엄청나게 큰 기회요소가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비만 유형을 보면 서구지역과 달리 내장지방으로 인한 비만이 많다"며 "내장지방은 염증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비만과 염증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신약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할 땐 근육량이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서도 접근이 필요하다. 고령이 되면 체중감소보다 근육이 더 중요해진다. 근육량은 유지하면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 차세대 약물의 핵심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도 "아시아인들은 내장지방이 문제가 된다. 내장지방은 대사질환으로 이어진다"면서 "또 서양인은 비만 합병증으로 심근경색이 주로 발생하는데 아시아는 스트로크(뇌졸중) 발병률이 훨씬 많아서 이 부분을 염두한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위고비를 투여하면 체중이 20% 이상 감소한다. 하지만 아시아인들에게 과연 그 정도의 체중감량이 필요한지 봐야한다"면서 "몸무게의 4분의 1이 사라지는 것이다. 기운이 없고 피로감도 클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사용 편의성을 높이면서 아시아인에게 적합한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kg/㎡)에 최적화된 GLP-1 계열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GLP-1 계열 약물들은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개발됐으나 한미약품은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GLP-1와 함께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한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도 개발 중이다. 특히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약물로 각광받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연구개발(R&D) 센터장은 이날 자리에서 "(신약개발에 있어) 기회요소들을 담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BMI 기준을 보면 국내는 25, 중국은 27, 대부분 서양에서는 30으로 설정하고 있다. 결국 인종에 따라 당뇨,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체중 감소율과 관련해 숫자 경쟁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치료법 자체를 환자 맞춤으로 가는 것이 신약개발의 기회요소라고 본다"며 "또 하나는 체중감량시 근손실을 최소화하는 부분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바이오벤처들과 협력해 투약 편의성을 높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한편, 새로운 기전의 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최고과학책임자‧CTO)은 "비만약 개발시 체중감량, 근육량 유지도 중요하지만 각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환자의 동반질환에 맞게 쓸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GLP-1 계열 약물은 체중감소뿐만 아니라 신장질환 진행 위험 감소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GLP-1과 같이 비만 치료뿐 아니라 새로운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치료제가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비만을 치료하는 이유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이를 실현해줄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한양행은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 바이오벤처들과 협력을 많이 하려고 한다. 한국 벤처들은 새 모달리티나 타깃에 있어 깊은 사이언스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며 "현재 인벤티지랩이라는 바이오텍과 협업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매일 주사를 맞지 않고 월 단위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동시에 다른 질병들에 대한 치료도 같이 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훨씬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분화인자15(GDF15) 계열의 비만치료제 'YH34160'도 개발 중이다. 개발이 어려운 타깃이지만 기존 모달리티나 타깃이 접근하지 못했던 혁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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