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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원수였던 삼성-LG, '디스플레이 동맹'이 가능했던 이유

산업 전기·전자

원수였던 삼성-LG, '디스플레이 동맹'이 가능했던 이유

등록 2024.02.13 15:21

수정 2024.02.13 15:37

김현호

  기자

비방전 오가던 삼성-LG, TV용 OLED·LCD 공급 계약삼성전자, 프리미엄 입지 확대···LCD 가격 협상력 ↑최대 고객 확보한 LGD···적자 벗어나 수익성 개선 속도

"QLED TV는 허위·과장이다", "LG OLED는 번인과 수명에 문제가 있다"

각사의 TV 사업에 날 선 공방을 이어오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전략적 동맹을 확대하고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더불어 LCD(액정표시장치)까지 공급 계약을 확대한 것이다. 공개적인 비판을 이어왔음에도 '디스플레이 동맹'에 나선 이유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OLED TV 입지 확대와 더불어 LCD 가격 경쟁력 확보를, LG디스플레이는 최대 고객사를 확보하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및 LCD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13일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와 LCD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OLED 패널의 경우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향후 5년 동안 500만대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대비 약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게 된 OLED 패널은 42·48·55·65·77·83인치 등 6종이다. 이미 삼성전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77·83인치 패널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올해부터 W(화이트)-OLED TV 라인업을 42·48·55·65인치까지 확대하게 된 셈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 내 입지 강화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나 삼성디스플레이의 QD(퀀텀닷)-OLED 생산량은 미미해 LG디스플레이 없이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쉽지 않아서다. 삼성전자의 주력 TV 라인업은 LCD 패널에 QD를 입힌 QLED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사측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용 OLED 공급량이 증가해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TV용 OLED 부문은 전방 산업의 침체로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태종 LG디스플레이 대형마케팅 담당은 지난달 말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작년 말 기준 과잉재고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고 글로벌 경제 환경에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있으나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TV 시장은 소폭 성장 전환할 것"이라며 "올해 전체 OLED 패널 수량은 20% 이상 성장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LCD 계약 물량은 500만~600만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받은 물량이 30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약 2배 늘어난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TV용 LCD 생산 라인이 위치한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앞서 이 공장은 LCD TV 패널 가격이 저점을 찍자 가동률을 축소한 바 있다.

LCD를 기반으로 TV를 만드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부품사 확대는 필수적이다. 지난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완전히 물러났고 중국 BOE와는 특허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어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기업에서 LCD 패널을 공급받게 되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공급을 늘리면서 광저우 공장의 '몸값'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사측은 OLED로 사업을 완전히 재편하기 위해 광저우 LCD 공장의 단계적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공장의 몸값은 1조원 대로 추산되고 있으나 업계에선 유휴 라인을 재가동하면서 매각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로선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등에 업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부진할 전망이나 하반기는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형 라인도 국내 고객 물량 확대로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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