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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한컴, 포괄임금제 폐지한다···파일럿 테스트 돌입

IT 인터넷·플랫폼

[단독]한컴, 포괄임금제 폐지한다···파일럿 테스트 돌입

등록 2024.01.24 11:08

수정 2024.01.24 14:50

강준혁

  기자

포괄임금제 폐지 후 새로운 정책, 사전 테스트 진행 중 내용엔 '이석체크·자율출퇴근 폐지' 포함···일부 불만도이날 판교 사옥서 임직원 간담회···"불편사항 수렴할 것"

한글과컴퓨터가 새해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한글과컴퓨터가 새해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새해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 본격 시행을 앞두고 사전 테스트에 들어갔는데, 자율출퇴근제를 없애고 15분 이상 자리를 비우지 못하게 하는 세부 조항을 적용해 논란이다. 임직원들 사이에선 "근무환경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사법리스크로 도마 위에 오르며 '쇄신'을 외치던 김연수 한컴 대표의 약속도 빛을 잃었다는 평가다.

24일 정보 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이날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내부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자, 임직원 간담회를 연다. 담당 부서(경영지원본부) 차원에서 해명하고 임직원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한컴은 내부적으로 포괄임금제 폐지를 결정했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지난 2일부터는 전 직원 대상 파일럿 테스트에 돌입했다. 한컴 관계자는 "포괄임금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과도한 야근이나 초과근무 근절을 위해 수립한 정책을 사전에 시험해 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근무제도 세부 내용에 ▲15분 이석체크 실시 ▲자율출퇴근제도 폐지가 포함되면서 임직원 반발을 샀다. 회사 차원에서 근로자가 자리를 비우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출퇴근에 대한 명확한 시간·장소에 대해 관리하겠다는 취지인데, 내부 직원 사이에서는 과도한 제한이라며 반대 의견이 속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5분 이석체크' 제도에 대해 내부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리를 벗어난 지 15분이 넘으면 자동으로 알림이 가는 시스템인데, 이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화장실조차 마음 놓고 이용하기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이석체크 제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에서 일부 적용한 바 있다. 원격 근무 시 임직원의 근태 파악을 위한 장치라는 기업들의 설명에도 원성이 자자했다. 그런데 사무실로 출근해서까지 이런 간섭을 받는 건 지나치다는 평가다.

관건은 파일럿 테스트가 지난 후 나올 '징계 양정'(벌칙)이 될 전망이다. 이 규칙을 도입했던 기업들은 이석체크 제도를 위반한 직원에게 ▲구두로 경고하거나 ▲이석 시간을 근무에서 제외했다. 심지어 벌금까지 부과한 곳도 있었다. 한컴 관계자는 "현재는 계도 기간이라 페널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본 시스템은 임직원들에게 벌을 주고자 만든 게 아니라 인력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자율출퇴근제 폐지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변화가 빠른 IT업계 특성상 유동적인 업무 환경이 요구되는데, 이번 변화는 시대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컴 직원들은 그간 부서별 환경에 맞춰 일정을 조율해 왔다. 그런데 갑작스레 월 단위로 계획을 짜 올리라니 혼란스럽다는 말도 많다.

한컴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하던 것을 없애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9시에 출근하든 10시에 출근하든 본인이 선택해 근무하되 체계적인 계획 아래 움직이자는 취지에서 시스템화한 것"이라며 "월 단위로 보고를 받을지 일일 단위로 변경할지, 혹은 일정을 수정할 때 권한은 누구에게 있어야 하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자율적으로 관리하던 근로 시간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앞서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던 타사의 사례들을 참고해 새로운 정책과 시스템 마련을 테스트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현장에 적용해 보면서 나오는 불편 사항과 맹점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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