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악화 상황 '엄중'···수장들 '혁신' 강조파격적 미래 목표 제시, '성장동력' 확보 전념'인력난' 심화에 임직원 지원 약속하기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올해도 바이오업계의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부진으로 이어진 불확실성, 공급망 불안, 상장 시장에서의 투자 감소로 이어진 임상 중단, 인력 감축 등 외부적인 영향으로 파생된 문제들로 하여금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올해 역시 쉽지 않으리라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며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러한 시기 일수록 서로 단결해 조금 더 버텨야 한다"고 피력했다.
신약개발에는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 추세에 있어 최악의 경우 신약개발을 중단하고 인력들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례 없는 위기에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경영쇄신을 추진했던 일동제약그룹은 기존 관행을 과감히 버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그룹의 지주사인 일동홀딩스 박대창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2024년은 새로운 버전의 일동으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임직원들에게 "기존의 사고 방식과 업무 관행 등을 과감히 버리고, 주어진 목표는 끝까지 성취해내는 투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룹은 올해 경영지표를 'ID 4.0, 이기는 조직 문화 구축'으로 정하고, 2대 경영방침에 ▲매출 및 수익 목표 달성 ▲경쟁 우위의 생산성 향상을 내세웠다. 'ID 4.0'이란 지난해 경영 효율화 추진을 통해 설정한 일동제약그룹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다.
회사 측은 경영지표 및 경영방침 실현을 통해 수립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내는 경영 기조와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고, 생산성, 원가, 품질 등 사업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이기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내실경영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줄 방침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실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을 주도할 종근당만의 제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세포유전자치료제(CGT), ADC, 항체치료제 등 신약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를 창출해 종근당 연구개발 성과의 가치를 이어 나가고, 개량신약, 일반의약품(OTC), 디지털메디신 등 다방면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펙수클루, 엔블로, 나보타 등 '3대 신약'으로 성장궤도를 달렸던 대웅제약은 올해 키워드로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 대웅 특유의 '정글도(刀)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단 포부도 전했다. '정글도'는 숲이 우거진 밀림을 지날 때 앞을 가로막는 나무와 풀을 베는 칼을 말한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기존의 방식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미친 듯이 학습하고, 절실하게 고민하고, 철저하게 몸부림친다면 대웅제약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을 하다 보면 장애물이 나타나고,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장애물이나 어려움은 핑계의 구실이 아니라, 정글도로 헤쳐야 할 극복 대상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삼진제약 최용주 대표이사는 '내실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다 같이 협심으로 노력해 나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최 대표는 신년사에서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각 본부의 핵심역량을 강화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최대 강점은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한 결속력이었다. 그 강점을 바탕으로 수많은 역경을 딛고 성장해왔다. 이러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올 한해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회사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단결해 제약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뚝심 있는 투자로 R&D 결실을 맺은 제약사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렉라자'를 통해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신년사에서 "2년 앞으로 다가온 유한 100년사에 우리의 목표인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진입하기 위해 렉라자가 글로벌 혁신신약으로 성공적인 출시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올해 경영환경 역시 여전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우리는 지난 한 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온 저력이 있기에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치며 극복해 나간다'는 의미를 지닌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어떠한 난관이 가로막을지라도 새로운 바람을 타고 이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혈액제제의 미국 허가를 받아낸 GC녹십자는 '증명의 시간'을 준비하겠단 계획이다. 회사는 매출 정체의 위기 속에서도 8년간의 도전 끝에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허은철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GC 임직원들이 있다는 것, '만들기 힘든 약, 그러나 꼭 필요한 약'을 위한 우리의 타협 없는 발걸음이 옳았음을 확인한 것, 가능성의 시간을 지나 증명의 시간으로 진입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가능성의 시간에는 실수와 실패가 약이 되고 경험이 됐지만, 증명의 시간에는 실수가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모든 과정을 철저하고도 완벽하게 준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며 "작지만 강한 회사, 청년의 심장을 가진 회사, 가능성을 증명하는 글로벌 회사 GC의 주인공으로서 더욱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글로벌 시장으로 당당히 나아가자"고 전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신약개발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질 것을 약속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50년간 한미는 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냈고, 혁신으로 그 위기를 단숨에 역전시킨 '반전의 저력'을 보여줬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위기를 극복하며 꿋꿋하게 걸어왔던 길은 한국 제약업계의 이정표가 됐고, 많은 기업들이 한미의 성장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를 선도하는 한미'라는 평가를 받게 된 지금, 우리는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도전 정신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가 심각한 인력난에 부딪힌 가운데 직원 역량 강화에 힘을 쏟는 기조도 이어질 전망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전하며 모든 임직원이 함께 추구해야 할 올해 핵심 키워드로 '4E'를 제시했다.
4E는 ▲고객만족을 의미하는 'Customer Excellence' ▲우수한 운영 효율을 뜻하는 'Operation Excellence' ▲최고 품질을 추구한다는 뜻의 'Quality Excellence' ▲뛰어난 임직원 역량을 의미하는 'People Excellence'이다.
그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심에는 임직원이 있다"며 "각자 맡은 분야에서 배움과 도전을 계속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회사 또한 임직원 여러분의 역량 강화 및 업무 몰입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전문인력 양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 제약바이오산업계가 나아갈 길은 자명하다. 과감한 연구개발과 혁신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며 "올해는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연구개발 환경을 강화하고, 안정적 의약품 공급으로 국민건강권 보장에 앞장 설 것이다. 전문인력 양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약기업과 바이오벤처·스타트업, 학계, 민·관이 긴밀히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역점을 둘 것입이다. 협력과 소통, 융합속에서 혁신의 시계추는 빨라지고, 역량이 축적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미 혁신과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여기에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의 정신을 동력으로 삼는다면 '글로벌 제약바이오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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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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