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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올라도 너무 오른 공사비···모듈러주택 시대 앞당길까

부동산 건설사

올라도 너무 오른 공사비···모듈러주택 시대 앞당길까

등록 2023.11.16 08:12

장귀용

  기자

대형건설사 모듈러시장 진출 본격화···상품도 다양화건설공사비 급등에 가격경쟁력↑···공산품 化 돼 부실 걱정도 적어고층모듈러 아파트 시대 열려면 난관 많아···핵심은 '대량 공급'

서울 가양동에 지은 모듈러주택 시공모습.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서울 가양동에 지은 모듈러주택 시공모습.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난해부터 공사비 부담이 많이 늘어나면서 모듈러주택이 철큰콘크리트(RC)의 강력한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건설사들도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 등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시장진출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대량 공급은 이뤄지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모듈러시장을 점찍었다. 2005년 금강주택에서 국내 첫 모듈러주택을 선보인 뒤부터 기술개발에 매진해 온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단독주택이나 별장 등에 국한됐던 모듈러주택 시장이 단지 규모 이상을 한 번에 공급하는 형태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이 모듈러주택 시장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부나 준정부기관의 연구개발(R&D)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면서부터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기관이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건설기술연구원과 손잡고 진행한 실증사업이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A&C 등 모듈러주택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의 성과도 이런 R&D 실증사업을 통해 축적됐다. 포스코이앤씨의 모듈러전문 자회사인 포스코A&C는 2017년 12월 SH공사와 함께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최초의 5층 모듈러주택을 시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국가R&D 실증사업인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통해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13층 모듈러주택을 준공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은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13층 건물로 국내에선 13층 이상으로 지은 최초의 모듈러주택이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경기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은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13층 건물로 국내에선 13층 이상으로 지은 최초의 모듈러주택이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우리나라는 건물의 층수와 높이에 따라 '내화 기준'(건물이 불에 견딜 수 있는 정도)이 다르다. 층수 4층·20m 이하의 건물의 경우 1시간, 12층·50m 이하의 경우 2시간, 13층 이상의 건물은 3시간 동안 불이 외부나 상하좌우의 다른 공간으로 번지지 않아야 한다. 위의 실증단지들은 이 기준을 충족해서 모듈러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것을 증명하는 차원에서 지어졌다.

내화 기준을 충족한 실 준공 단지가 등장하면서 상품도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총 26가구 규모의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를 공급했다. LH가 '귀농·귀촌형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GS건설은 2020년 출범시킨 모듈러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50여개의 표준 모듈러 모델을 만들고 올 초부터 본격적인 B2C 영업에 돌입했다.

GS건설 모듈러주택 '자이가이스트' 54평형 투시도. 사진=GS건설GS건설 모듈러주택 '자이가이스트' 54평형 투시도. 사진=GS건설

이외에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코오롱글로벌 등은 중동과 중국 등 해외에서 모듈러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모듈러주택 시장이 주목받게 된 것은 건설공사비가 많이 오른 탓도 있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급등으로 기존의 철근콘크리트(RC) 건물의 공사비가 오르면서 모듈러주택이 반사효과를 얻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장기적으론 철근콘크리트 건물 대비 80%가량 공사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120%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지난해부터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모듈러주택의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생긴 상황"이라고 했다.

기존 방식으로 지은 아파트들에서 무너짐 사고가 생긴 것도 모듈러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데 영향을 줬다.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건물을 구성하는 벽체 등 구조물을 대부분 생산해서 현장에서 조립한다. 업계에서 모듈러주택을 '건설을 제조업화해서 공산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시공 단계에서 부실이 발생할 확률이 기존 방식의 공사보다 낮다.

다만 장기적으로 모듈러주택이 정착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가격경쟁력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선 대량생산이 필수적인데 아직 시장은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탓이다. 특히 조립식인 모듈러가 안전에 취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장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전직 건설업체 고위 임원 A씨는 "정부에서 3기 신도시 등에 모듈러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물량이 공급되려면 택지를 낙찰받은 건설사들이 모듈러공법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시장의 인식이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모듈러공법을 적용했다가 미분양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앞장서서 모험할 건설사를 찾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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