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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망 사용료戰 '종지부'···SKB-넷플릭스 협상 막전막후

IT 인터넷·플랫폼

망 사용료戰 '종지부'···SKB-넷플릭스 협상 막전막후

등록 2023.09.18 15:31

임재덕

  기자

18일 망 사용료 분쟁 관련 소취하···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전격 합의 조건은 비공개, 업계선 "망 대가 일부 지급할 것"배경엔 '위기감'···SKT·SKB '경쟁력 저하' 넷플 '법제화 우려'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두고 3년가량 이어온 소송전을 끝낸다. 구체적인 협상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두 회사가 합의하고 발전적 방향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이 불리한 조건은 아닐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B와 넷플릭스는 이날 각각 서로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과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취하한다. 이와 함께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 코리아 사무실에서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한다.

양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앞서 있던 모든 분쟁을 종결하고 미래 지향적 파트너로서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이는 무엇보다 고객을 우선한다는 양사의 공통적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두고 3년가량 이어온 소송전을 끝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두고 3년가량 이어온 소송전을 끝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보도자료에 나온 '모든 분쟁'은 지난 2020년 4월 시작된 망 사용료 소송을 뜻한다.

앞서 SKB는 지난 2019년 11월 방송통신중재위원회에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협상에 응할 수 있도록 중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넷플릭스는 이듬해 4월 방통위 협상 중재를 거부하고, SKB에 대해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 6월 1심에서 패소하자 즉시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되고 있다. SKB도 1심이 끝난 뒤 넷플릭스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2021년 9월)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렇게 3년여간 이어온 분쟁을 이날 끝내겠다고 전격 선언한 것이다.

더 나아가 협력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도 그렸다. 우선 SK텔레콤과 SKB 고객이 편리하게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번들 요금제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마련한다. 장기적으로는 ▲대화형 UX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SKT가 수년간 쌓아 온 인공지능(AI) 기술로 소비자 친화적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넷플릭스와 모색한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Tony Zameczkowki)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사업 개발 부문 부사장(VP)은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최우선 가치인 만큼, 향후 공동의 고객을 위해 함께 걸어갈 여정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화해 과정에서 나온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한 쪽에 불리한 조건은 아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망 이용대가에 상응하는 경제 가치 일부를 넷플릭스가 SKB에 제공했을 것이란 얘기다. 과거 넷플릭스는 해외에서 유사한 분쟁이 있을 때 이런 방식을 통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진 배경에는 양측의 '위기감'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SKT·SKB는 경쟁사인 KT·LG유플러스와 달리 고객들에게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가장 회원이 많은 서비스인 만큼, SKB IPTV와 SKT 구독 플랫폼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1심에 이어 2심·3심에서 패소할 경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망 사용료가 법제화될 가능성이 우려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어떻게든 '판례'가 굳어지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특히 콘텐츠 강국인 대한민국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한발 물러나 합의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환석 SKT 경영전략담당은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SKT·SKB 철학에서 출발했으며, SKT가 축적한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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