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기업들 "반도체 추가 수출 제한 반대"···미 정부 향후 행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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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들 "반도체 추가 수출 제한 반대"···미 정부 향후 행보 촉각

등록 2023.07.18 14:47

수정 2023.07.18 14:48

이지숙

  기자

미국반도체산업협회 홈페이지에 성명서 공개"최대 시장 중국 접근 허용해달라" 한목소리바이든 정부, 추가 제재 조치 발표에 주목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며 향후 미국 정부의 반도체 추가 통제안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 조치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SIA는 인텔, IBM,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모두 회원사로 가입한 곳이다.

SIA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행정부가 현재 및 잠재적인 수출 제한 조치가 좁고 명확하게 규정됐는지,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 동맹국과 완전히 조정되는지 등에 대해 평가하기 위해 업계 및 전문가와 광범위하게 합의할 때까지 추가적인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계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나치게 범위가 넓고 모호하고, 때로는 일방적인 제한을 부과하기 위한 반복적 조치들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또한 외신에 따르면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 CEO들은 이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나 러먼도 상무부 장관 등과도 만남을 갖고 중국 사업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이는 대중 규제 최종안이 나오기 전 정부와 기업들이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는 조만간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중 수출에 대해 사전 승인받도록 하는 등 추가 제재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기업이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를 제한하는 역외 투자 제한 조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제재 반대 목소리는 대중 규제로 인한 실적 타격과 확대되는 중국의 보복 조치 등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화합물 등 반도체용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부과할 예정이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과 컴퓨터 칩, 야간 투시경과 레이저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 사용된다.

또한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반도체 수요에서 최대 시장이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세계 반도체 매출의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반도체 기업은 매출의 60~7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달 중국에 8000억원 가까운 설비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통제 조치에 맞서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단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나온 결정으로 주목받았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깊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의 40%, 낸드의 20%를 중국에서 생산 중이다. 매출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26%, 38%에 달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SK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대한상의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처럼 큰 시장을 포기하고 그 정도 회복하는 능력은 우리에게 없다"면서 "중국 시장을 다 잃어버리거나 급격하게 떨어지면 우리는 경제에 상당히 큰 타격을 입고 내부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일방적인 정부의 중국 제재 조치가 반도체 기업자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 하에 SIA의 성명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정부도 기업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감안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제재조치가 더 강하게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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