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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기업 사명이라더니···슬그머니 'AI 경진대회' 없앤 카카오

IT 인터넷·플랫폼

기술기업 사명이라더니···슬그머니 'AI 경진대회' 없앤 카카오

등록 2023.07.04 14:18

임재덕

  기자

3일 카카오아레나 운영 종료···10월까지 백업 서비스대회는 2020년이 마지막, 카카오 "내부사정으로 중단"업계선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긴축경영 전략 일환"

카카오가 건전한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경진대회 플랫폼 '카카오아레나' 운영을 종료했다. 돌연 2021년 대회가 잠정 중단됐는데, 이듬해 공동체(그룹사) 주요 계열사 적자 폭이 커지자 비용절감 차원에서 '전면 폐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국내 IT(정보기술)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 '사명감'으로 다른 기업들이 하지 못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약속도 공염불(空念佛)이 됐다.

카카오가 결국 인공지능(AI) 경진대회 '카카오아레나' 운영을 중단한다. 사진=카카오 제공카카오가 결국 인공지능(AI) 경진대회 '카카오아레나' 운영을 중단한다.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라 가능하고, 해야 한다더니···다음은 없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카카오아레나 운영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2018년 데뷔하고, 약 5년 만이다. 회사는 오는 10월 4일까지 대회 참가자들이 제출한 소스코드 등의 백업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아레나는 머신러닝 문제 해결 대회가 열리는 공간(플랫폼)이다. 카카오 서비스가 개선해야 할 과제를 이곳에 던지면, 일반 참가자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답을 찾는 방식으로 대회가 진행됐다. 카카오는 이를 지원하고자 실제 사업 과정에서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성적 우수자에 대한 시상과 함께 입사지원 혜택도 줬다. 연례행사로 하반기 열렸다.

개발자 반응은 좋았다. 2018년 '쇼핑몰 상품 카테고리 분류'부터 ▲2019년 '브런치 사용자를 위한 글 추천' ▲2020년 멜론 사용자를 위한 음악 추천'이라는 주제로 대회가 이어지면서, 참가자들도 빠르게 늘어났다. 카카오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열린 3회차 대회에는 786개팀, 1143명이 도전했다. 이는 1회와 2회 대비 각각 80%, 120% 증가한 수준이다.

카카오는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개발자 홈페이지(Connect with Kakao Tech)에 '카카오가 카카오아레나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회 취지를 설명하고 더 많은 참여를 독려했다.

카카오는 "국내 여러 기업에서 문제 해결 대회를 개최한 바 있지만, 플랫폼으로서 지속해 대회를 운영하며 참가자 간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제공하고 양질의 데이터와 산출물을 공개하는 대회는 없었던 것 같다"며 "기존 대회보다 더 나은 가치와 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국내 기술기업으로서 카카오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회는 정작 이듬해부터 열리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내부 사정에 의해 대회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대회가 열리는 플랫폼은 최근까지 유지됐으나, 이번에 전면 폐지 절차를 밟은 것이다.

사방이 적자, 카카오式 긴축경영 직격탄?
업계에서는 최근 긴축재정에 들어간 카카오의 '수익성 개선' 전략 일환으로 본다. 카카오는 수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야기한 '비대면 열풍'으로 몸집을 키웠다.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인재도 대거 수급했다.

그러던 중 글로벌 경기 침체 직격타를 맞으며 많은 계열사 수익성이 악화했다.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기업진단설명서를 보면, 주요 계열사 13곳 중 7곳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추진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적자 규모가 14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이에 따라 카카오는 임직원에 대한 2022년도 성과급을 예년 대비 평균 약 40~50% 가까이 줄였다. 지난 2월에는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 절차를 진행하던 지원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채용 전형 중단 소식을 통보했다. 일부 계열사에서는 사실상 희망퇴직을 받으며, 몸집 줄이기에 주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위기 때 마케팅 비용부터 줄이는데, 보통 이런 행사가 여기에 포함(광고선전비)된다"면서 "2021년 하반기 위기를 감지한 뒤 대회를 잠정 중단했고, 이듬해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하자 중요도가 낮은 활동부터 없애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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