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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희망퇴직·독립 후 매각?···이 회사가 사는 법

IT 인터넷·플랫폼 벼랑 끝 카카오

희망퇴직·독립 후 매각?···이 회사가 사는 법

등록 2023.06.19 07:23

수정 2023.06.19 08:26

임재덕

  기자

수익성 빨간불, 작년 주요 계열사 절반이 '적자'일부 계열사선 구조조정···CIC 분리 통한 매각도"손익 개선 목표로 일부 사업 정리·비용 효율화 병행"

카카오가 공동체 임직원의 성과급을 줄이는 한편, 일부 계열사에서는 사실상 '희망퇴직'을 받으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주요 계열사의 절반가량이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이다. 이와 함께 몇 개 사업은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는 '시험대'에 올렸는데, 성과가 여의찮을 경우 매각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창사 후 최대 '구조조정' 광풍 불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파르게 몸집을 불려 가던 카카오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내부에선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곧 있을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돈다. 카카오 공동체 한 직원은 "조만간 적자 계열사 중심으로 도미노 희망퇴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우려했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트렌드와 함께 가파르게 성장했다. 다양한 사업을 벌이다 보니 인력도 대거 채용했다. 회사 ESG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공동체 임직원 수는 1만6479명으로, 전년(1만4178명) 대비 16.2%(2301명) 늘었다. 채용 인원도 같은 기간 5141명에서 5206명으로 증가했다.

몸집이 커지면서 비용도 늘었는데, 설상가상 글로벌 경기 침체 직격타를 맞으며 많은 계열사 수익성이 악화했다. 실제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기업진단설명서 기준, 주요 계열사 13곳 중 7곳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추진하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적자 규모가 14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카카오 부채도 지난 1분기 들어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게다가 '성장 가능성'을 믿고 꾸준히 들어오던 외부 투자도 자본시장 경직과 함께 끊겼다. 늘어난 비용을 줄여나가는 게 '생존의 필수조건'이 된 것이다.

카카오는 올 들어 긴축경영에 본격 돌입했다. 임직원에 대한 2022년도 성과급을 예년 대비 평균 약 40~50% 가까이 줄였고, 지난 2월에는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 절차를 진행하던 지원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채용 전형 중단 소식을 통보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비용이 많이 늘어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지난 2월과 3월, 자회사 레전더리스와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했다. 4월에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한국 법인을 청산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 30명가량이 권고사직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경력 10년 이상 혹은 직책이 있는 직원 대상 이·전직 지원 프로그램 '넥스트 챕터'를 가동했다. 지원자에게는 퇴직금과 함께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15개월 치 기본급에 이·전직 지원금 500만원을 더 주기로 약속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직원들을 위한 인력 선순환 취지"라고 설명하나, 사실상 상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카카오 일부 계열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일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카카오 일부 계열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일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적자 규모가 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는 구조조정도 시작됐다. 지난달 클라우드와 검색 사업을 CIC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임원 전원을 보직해임하고 일부만 재신임했다.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전원은 자진해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동체 전반적으로 비용을 효율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사업 효율화를 위해 경쟁력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이를 통해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륵된 포털비즈, 다음 매각 가능성은?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일부 비수익 사업을 매각, 활로 모색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CIC로 분리된 검색포털 '다음'(DAUM)이다. 다음은 2002년만 해도 '국내 1등' 포털 서비스였다. 그러나 점차 네이버와 구글에 밀렸고, 현재는 국내 점유율이 5%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19년 5236억원에 달하던 포털비즈 사업 매출 역시 지난해 424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포털에 유입되는 데이터양이 방대하다는 점에서 넥스트 비즈니스로 AI를 꼽는 카카오가 버릴 수도, 무작정 안고 갈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존재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성장동력이 없던 상황에서 벤처기업과 같은 자유로운 환경을 보장,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구조에서도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CIC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 새로운 도전을 꾀하는 데 유리하다. 물론 회사에서 떨어져 나온 별도 조직이라 매각하기에도 수월하다. 다만 카카오는 "다음 매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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