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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번엔 '에어컨'···삼성·LG의 볼썽사나운 '10년 가전 전쟁'

산업 전기·전자

이번엔 '에어컨'···삼성·LG의 볼썽사나운 '10년 가전 전쟁'

등록 2023.05.15 15:41

김현호

  기자

삼성 "에어컨 점유율 1위"···LG "실제와 차이" 반박2014년 세탁기 이어 TV 등 가전 놓고 감정 싸움법정공방에 공정위 신고까지···"소비자 생각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부문에서 또다시 충돌했다.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를 두고 양사의 신경전이 재개된 것이다. 에어컨을 두고 10년 전 갈등 양상이 되풀이된 셈이다. 양사는 에어컨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TV 등에서도 법정공방까지 벌여 첨예한 대립을 이어온 바 있는데 업계에선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는 분쟁이라고 비판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시장조사기관 GfK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48.6%(수량 기준)를 점유했다고 밝혔다. 2013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10년 연속 1위로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가전제품 구매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모델을 고객들이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 결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전 맞수 LG전자는 이번 집계 자료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GfK에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전혀 없다"며 "이번 데이터에도 LG전자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LG베스트샵 판매량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국내 시장점유율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판매량 자체가 영업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영업비밀' 문제로 판매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반도체 사업이 좋지 않다 보니 백색 가전에 신경 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자료가 있다면 영업비밀이라 하더라도 LG전자가 판매량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아마 (LG전자가) 점유율 1위 사업자가 아닌 듯 보인다"고 했다.

이번엔 '에어컨'···삼성·LG의 볼썽사나운 '10년 가전 전쟁' 기사의 사진

양사는 '에어컨 점유율 1위' 사업자를 두고 10년 전에도 신경전을 이어온 바 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가 '가정용 에어컨 점유율 1위'란 광고를 내보내자 LG전자가 한국방송협회에 신뢰성을 문제 삼으면서다. 당시 LG전자 사업부 임원은 휘센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에서 "점유율에 대해 정확한 숫자를 가지고 있는 곳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세탁기, TV 제품 등에서도 날선 공방을 이어온 바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전례가 있다. '세탁기 파손' 사태가 대표적이다. 2014년 독일에서 열린 IFA(국제가전박람회)에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삼성전자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LG전자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한 것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두고서도 충돌했다. 지난 2019년 9월7일 LG전자는 IFA 현장에서 삼성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를 '가짜'로 규정했다. 이후 17일 한국에서 '8K TV 기술설명회'를 열고 LG, 삼성 TV를 동시에 비교해 "삼성 TV에 별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백라이트"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LG 제품은 글씨가 뭉개진다"며 "8K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고 화면이 깨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측은 유튜브 동영상으로 타사 제품을 비방하기까지 했다.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2020년 10월 "QLED TV는 자체발광이 아니기에 이를 QLED TV로 광고하는 것은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OLED TV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 QLED TV는 백라이트가 필요해 자발광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삼성전자는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광고를 한다"며 공정위에 맞신고 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신경전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소모전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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