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감산 나선 삼성·SK···투자 전략은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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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나선 삼성·SK···투자 전략은 '정반대'

등록 2023.04.27 15:07

수정 2023.04.27 15:13

이지숙

  기자

삼성, 생산량 하향 조절에도 전년 규모 결정SK, 필수 투자 제외하고 전 영역 투자 최소화 생산량 조절 나섰지만 2분기도 '실적 경고등'

적자 수렁에 빠진 반도체 업계가 감산을 통해 재고 소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반대의 투자 전략을 펼쳐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생산량 하향 조정에도 시설투자를 줄이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올해 전년 대비 시설투자 비용을 50% 이상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3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58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span class="middle-title">삼성 '시설·R&D투자' 유지···SK 50% 이상 감축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되자 메모리 업계에 감산 행렬에 동참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감소 폭이 하반기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조정은 중장기 수요 대응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레거시(범용) 제품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부터 레거시 제품들에 대한 웨이퍼 투입을 축소한 바 있으며 최근 재고 수준이 높은 제품들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추가 축소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감산 나선 삼성·SK···투자 전략은 '정반대' 기사의 사진

하지만 반도체 감산 동참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와 R&D(연구개발) 투자는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인 53조1000억원의 시설투자 비용을 집행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시설투자 비용은 총 10조7000억원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각각 9조8000억원, 3000억원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전년 수준의 투자 집행은 미래 경쟁력을 위해 투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중장기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안정적 공급 능력을 갖추기 위해선 리드타임이 긴 인프라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평택팹 3기와 4기 라인 투자로 필수 클린룸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시설투자 비용 19조원에서 올해 50% 이상 축소해 집행할 계획이다.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전 영역의 투자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단 DDR5, LPDDR5와 HBM3 등 수요 성장을 주도할 메모리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는 지속해 하반기와 내년 수요 회복에 대비한다.

<span class="middle-title">2분기도 대규모 적자 전망···감산 효과 하반기 기대
적자 수렁에 빠진 반도체 업계가 감산을 통해 재고 소진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2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2분기 수요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센터 중심 보수적 투자가 집행되고 있고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1분기 대비 영업적자 규모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올해 연말까지 흑자전환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2조9860억원, 3분기 2조5450억원, 4분기에도 1조23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적자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된 뒤 2분기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제품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나 가격 하락폭 완화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축소되며 SK하이닉스 손익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짧게는 3분기까지, 길게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영업이익 적자 전망을 내놨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삼성전자가 1조28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삼성전자가 오는 2분기 적자를 기록한다면 2008년 4분기 이후 15년 만에 분기 적자다.

이는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보완해 준 MX(모바일경험) 부문의 수익성이 2분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2분기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예상되며 전 분기 대비 스마트폰 수량은 소폭 상승, 금액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 투입 후 제품화까지 시차를 고려하면 2분기 이후 공급 축소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 재고 수준 정상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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