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메기'도 리스크 관리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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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도 리스크 관리가 먼저

등록 2023.04.04 14:50

수정 2023.04.05 18:37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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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에 '메기'의 출연은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 고요하던 물가에 파동을 일으키고 익숙했던 일상을 휘저어 놓는다. 5년전 은행업계가 그랬다. 시중 은행 중심의 판에 긴장감을 준 것이 바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시간이 흘렀어도 '메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간편함'과 '편의성'을 내세운 혁신과 포용금융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이유이기도 한 만큼 존재를 위해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기본 값이다.

물론 이미 효과도 나타났다.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들은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다. 변화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은행들은 '모바일 퍼스트' '디지털 전환'에 수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야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치지 않고 판을 흔들 것 같던 분위기는 최근 바뀌었다. 기대감 보다는 우려가 더 커서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BV) 파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국내 인터넷은행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막내격인 토스뱅크가 '뱅크런 해프닝'에 휘말린 것만 해도 그렇다. 토스뱅크의 '혁신' 중 하나인 '선이자 받는 예금'이 문제가 됐다. 해당 상품은 예금을 맡기면 선이자를 내주는 말 그대로 선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1억을 6개월 예금으로 약정하면 세전 이자인 17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접근이다. 영화에서 보는 불법 '선이자'는 봤어도 예금에서 선이자 도입은 드문 서비스다.

토스뱅크가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토스뱅크의 재무상태에 문제가 생겨 예금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오해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건전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물론 '올 하반기 흑자전환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토스뱅크가 치른 곤혹을 보면서 '메기'도 생존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혁신도 살아 있어야 가능하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리는 오르고 대출 연체율은 높아지는 등 상황은 좋지 못하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끌어올린 만큼 리스크도 커진 상황이다. 학계에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주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 중앙은행도, 금융당국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회의를 개최하고 이미 금융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만큼 '선제적 대응'이라는 주문을 붙인 대응책들이 나오고 있다.

지금 최우선 과제는 '리스크 관리'라는데 이견이 없다. 인터넷은행은 이미 '모두의 은행'이 됐다. 카카오뱅크의 고객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고, 케이뱅크 800만, 토스뱅크 600만 이상이 쓰고 있다. 고객이 기대하는 것은 혁신에 앞서 '안전한 은행'이다.

인터넷은행들은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를 우선해야 할 때다.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충당금 확보는 물론 고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당국 역시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혁신'을 탄생시키는 첫 단추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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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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