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4월 3일부터 전 점포 밤 10시에 닫는다

고객 몰릴 시간에 접객 서비스 개선

절감 비용은 상품 경쟁력에 재투자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4월 3일부터 전국 점포 영업 종료 시간을 종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조정한다고 2일 밝혔다. 야간에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줄고 '피크 타임' 때 비중은 느는 데 따른 조치다.

이미 전국 이마트 136개 점포 중 23개 점포는 지난해 12월 이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 중이었다. 또 동절기를 맞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추가로 43개 점포가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조정한 바 있다. 이들 66개 점포의 문 닫는 시간은 3월 이후에도 오후 10시까지로 유지한다. 여기에 오후 11시까지 열던 나머지 점포들도 4월 3일부터 오후 10시로 운영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단, 야간 방문객과 유동 인구가 많은 점포 4곳(왕십리·자양·용산·신촌점)은 오후 10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이번 영업시간 조정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오후 10시 이후 이마트 매장을 찾는 고객 비중은 2020년 4.4%에서 2022년 3.0%로 감소했다. 주 52시간 근무가 정착되고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며 퇴근 시간이 빨라졌고 대형마트를 찾는 시간대가 앞당겨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간 방문 비중은 줄어든 반면 '피크 타임'에 고객들이 몰리는 집중도는 높아졌다. 이마트가 2020~2022년 시간대별 매장 매출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오후 2~6시가 가장 컸다. 평일에는 40%를 차지했고 주말에는 절반에 육박했다. 오후 2~6시 비중은 2022년이 2020년에 비해 평일은 0.3%P, 주말은 1.4%P 각각 늘었다.

이마트는 영업시간 조정으로 피크 타임의 대(對)고객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 근무 직원은 오전조와 오후조로 나뉜다. 영업시간이 조정되면 오전조와 오후조가 함께 일하는 시간이 증가해 접객 서비스 인원이 늘고 상품 및 매장 정비 등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워라밸'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후 10시에 점포 운영을 마치면 대부분 직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퇴근할 수 있다.

영업시간 조정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글로벌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실천 방안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ESG 경영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에는 점포 에너지 설비 효율을 개선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약 90억원을 에너지 절감 사업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옥상 태양광 발전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고 올해 안에 모든 사업장의 점장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

이마트는 영업시간 조정으로 전기, 가스료 등을 절약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상품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생활비 부담 완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번 영업시간 조정은 영구적인 조처는 아니다. 이마트는 영업시간을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쓱세일 같은 대형 행사와 여름 휴가철 등 전체 고객이 늘고 야간 방문 비중도 커지는 시기에는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고객 편익 측면에서 조정할 수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기반으로 서비스 질을 높이고자 영업시간 조정을 시행한다"며 "고객과 임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업계 변화를 선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