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배 만드는 HD현대重, '전력 공장'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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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만드는 HD현대重, '전력 공장' 짓는다

등록 2026.10.10 08:00

김제영

  기자

육상 발전엔진·SMR 1.7조 투자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정조준조선 넘어 원전 기자재 시장 공략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선박을 만드는 조선소에서 발전 엔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전력 설비를 만드는 제조 기지로 변신한다. 선박용 엔진을 중심으로 쌓아온 대형 제조 역량을 육상 발전 엔진과 SMR 분야로 확장하며 조선업을 넘어 전력 인프라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육상 발전 엔진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SMR 전용 공장까지 신설해 발전 설비부터 원전 기자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발전엔진과 SMR 관련 사업에 총 1조72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며 축적한 설계·제조 경쟁력을 육상 발전과 원전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먼저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분야는 육상 발전엔진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중심인 엔진 사업을 육상 발전 분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육상 발전엔진 생산능력을 7.2GW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전력 수요 확대를 겨냥해 육상 발전엔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전력 공급원 다변화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엔진 시장의 새로운 기회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용 대형 엔진을 제작하며 축적한 설계·생산 기술과 제조 인프라를 육상 발전엔진에 적용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조선업 호황기에 확보한 생산 역량을 선박에만 묶어두지 않고 육상 전력 시장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여기에 SMR까지 더해 전력 사업의 외연을 원전 분야로 넓힌다.

HD현대중공업은 SMR 전용공장을 구축하고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SMR 관련 기자재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원자로를 모듈 형태로 제작·설치할 수 있어 향후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 등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발전엔진과 함께 SMR을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기존 조선 제조 역량의 활용이다. HD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선박용 엔진을 비롯해 대형 구조물과 기자재를 설계·제작하며 대규모 생산시설과 제조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를 선박이라는 단일 제품군에 국한하지 않고 발전과 원전 등 전력 인프라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다.

발전엔진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등 민간 전력 수요를 겨냥하는 동시에 SMR을 통해 차세대 원전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전력 사업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행보는 조선업 호황으로 확보한 제조 경쟁력을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선박용 엔진에서 육상 발전엔진으로, 다시 SMR 기자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조선소'의 제조 역량을 전력 인프라로 확장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발전엔진과 SMR을 통해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전력 인프라 제조기업으로 사업 정체성을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배를 만들던 조선소가 이제는 전력을 만드는 설비를 만들고, 나아가 차세대 원전 기자재까지 생산하는 제조기지로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이 조선업 이후 정조준하는 다음 시장이 '전력'인 이유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에서 축적해온 엔진·기자재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발전과 원전 등 전력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와 차세대 원전 시장 성장에 대응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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