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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실적으로 정면돌파"···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인수 시동

금융 은행

"실적으로 정면돌파"···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인수 시동

등록 2023.01.10 06:00

수정 2023.01.16 08:03

차재서

  기자

우리금융, '1세대 VC'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저울질 손태승 "비은행 키워 '종합금융그룹' 경쟁력 높일 것"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새해 벤처캐피탈(VC) 인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손태승 회장의 선언대로 비은행 부문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성과로 경영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손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어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작년말 다올투자증권에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다. 우리금융과 다올투자증권은 가격 등 조건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을 체결하거나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의 단계엔 이르지 않았다고 우리금융 측은 설명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1981년 설립된 1세대 벤처캐피탈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굵직한 스타트업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다면 거래는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3년 내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을 30% 수준까지 높이려는 자금 수혈을 원하는 다올투자증권 측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최우선 전략은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한 바 있다.

절차도 복잡하지 않다. 통상 금융사를 인수할 땐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어서야 하는데, 벤처캐피탈은 그 대상이 아니어서다. 자금조달 방안부터 재무건전성, 금융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항목을 심사하며 경우에 따라 당국이 거래를 불허할 수도 있는 저축은행·보험·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 M&A 사례와 대조적이다.

특히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약 1년 만에 비은행 인수 작업을 재개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자산운용과 신탁사, 캐피탈·저축은행 등을 차례로 확보하며 매년 덩치를 키웠지만 작년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했고, 마땅한 매물도 없었던 탓이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이 벤처캐피탈을 기점으로 증권·보험사 등 인수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여력도 충분하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완전 도입을 계기로 14.3%(작년 9월말 기준)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역시 약 98%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크게 밑돌아 적어도 7조원은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이번 M&A 성과가 우리금융 구성원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평가도 있다. 손 회장 중심의 그룹체제 유지, 즉 그의 '연임'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이란 얘기다.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건으로 '문책경고'(3년간 재취업 금지)를 받은 뒤 외부 활동을 끊고 내부 현안에만 매진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오는 18일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첫 번째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기에 앞서 자신의 거취와 '라임 사태 중징계'에 따른 행정소송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측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와 관련해선 그룹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내용은 없다"면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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