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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글로벌 가는 K제약바이오, 'QbD' 잡아야 산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글로벌 가는 K제약바이오, 'QbD' 잡아야 산다

등록 2023.01.02 16:23

유수인

  기자

의약품 품질 관리 체계, 글로벌 경쟁력으로 떠올라빅파마, 스마트공장 도입 속속···기술장벽으로 활용국내 제약사들도 변화 중···비용 부담 한계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튜브 화면 캡쳐식품의약품안전처 유튜브 화면 캡쳐

'QbD'(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 도입 및 스마트 공장 구축 여부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 선진국에서는 해당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국내 업계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QbD 도입과 스마트공장 구축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QbD는 의약품의 개발에서 시판 후까지 전주기에 적용되는 품질관리 체계이다. 기존 의약품 품질 관리 기준인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보다 발전된 패러다임이다.

GMP가 의약품 제조 공정에서 지켜야 하는 여러 요건을 구체화한 최소한의 품질 관리 규범이라면, QbD는 우수한 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를 위해 제품 및 공정에 대한 이해와 공정관리를 강조하는 관리 개념이다. 과학 및 품질위해평가에 근거한 전주기적 관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품 특성에 맞는 최적의 품질 관리를 구현하는 광범위한 시스템인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로 이원화돼 있는 현행 제약 생산 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일원화하는데 의의가 있다.

허훈석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전략기획팀 PL이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를 통해 밝힌 'QbD'의 가장 큰 장점은 '의약품 품질을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또 ▲제조공정 과정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 효율 증대(생산비용 절감) ▲불량률 감소(부적합 제품 회수 및 추가 공정비용 절감) ▲품질관리 시험비용 감소 ▲생산주기 단축 ▲부가가치율 상승 ▲행정처리비용 감축(디자인스페이스 활용) ▲국제 규제와의 조화 ▲비관세 기술장벽 해소(해외진출 기업) 등의 이점이 있어 소비자의 안전을 제고하고 생산효율성 증가에 따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은 설계 및 개발, 제조 및 유통 등 생산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이다.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함으로써 공장 내 모든 상황을 볼 수 있고, 이를 분석한 결과로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의 스마트공장 개념에는 연속생산공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원료의 투입부터 완제의약품의 제조까지 모든 공정을 연결하는 연속방식으로 개선된 제조방법이다. 연속생산공정을 반영할 경우 제조공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제조면적이 좁아도 제조가 가능하며, 스케일업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속생산공정은 QbD 기반의 공정 분석 기술(PAT)을 적용했을 때 구현된다. 기존의 GMP 체계에서는 제조공정과 품질관리가 이원화됐지만, 의약품 제조 전 공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서 공정 단계에서 품질관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좌) QbD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 (우) QbD 도입·적용 경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좌) QbD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 (우) QbD 도입·적용 경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 선진국에서는 의약품 생산에 QbD, 스마트공장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GSK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QbD를 적용해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 등 다른 국가들 역시 QbD를 도입하는 추세다.

로슈의 경우 QbD를 적용한 루푸스 신염 림프종 치료제 '가싸이바'를 생산하고 있으며, 버텍스는 연속생산공정을 통해 생산하는 낭성섬유증 치료제 '오캄비'와 '심데코'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 받았다. 얀센의 에이즈 치료제 '프레지스타', 일라이 릴리의 CDK 4&6 억제제 '버제니오', 화이자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다우리스모' 등도 FDA의 승인을 받았다.

허 PL은 "글로벌 국가에서는 QbD와 스마트공장을 통해 제조품질관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기준으로 정립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QbD를 적용해 의약품 개발·생산하는 것을 기술장벽으로 활용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QbD,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내재화해야 하는 시점"라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들이 경우 QbD 및 스마트공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 등의 한계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이 2021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02개사를 대상으로 QbD 도입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QbD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 약 65%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로 QbD를 도입해 적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약 37%로 나타났다.

QbD 도입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는 전문가의 부재, 과도한 개발 비용, 기존 제조시설 및 공정 변경의 어려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업종 스마트공장 구축 진행 여부 및 구축 수준의약품 업종 스마트공장 구축 진행 여부 및 구축 수준

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49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있다는 응답이 약 80%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20%도 향후 구축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구축 중인 스마트공장에 대한 구축 수준에 대해서는 총 5단계(ICT 미적용, 기초수준, 중간1 수준, 중간2 수준, 고도화) 중 2번째 단계인 기초 수준이라는 응답이 약 51%, 3번째 단계인 중간1 수준이 약 27%였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데 있어 애로사항으로 작용하는 요소로는 과도한 구축 비용, 신규 시스템 도입에 대한 부담감, 과도한 업무 발생, 유지보수 부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도 이러한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QbD 및 스마트공장 도입·확산을 위한 관련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5년부터 정제, 캡슐제, 점안제 등 주요 제형별로 실험실(Lab)/파일럿(pilot) 규모별 QbD 적용 예시모델을 개발·보급하고 있고, 2020년부터 맞춤형 QbD 기술 컨설팅 및 전문인력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주사제에 대한 QbD 실생산 예시모델을 개발하고, 예시모델 확산을 위한 기술지원을 실시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이에 발맞춰 국내 기업에서도 혁신신약, 개량신약 등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QbD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국제약·휴메딕스·메디포스트 등 5개 업체가 식약처의 '맞춤형 QbD 기술 컨설팅 지원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돼 3개월간 지원 받았다. 이들 기업은 생산 공정 및 품질을 향상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등에서 구축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허 PL은 국내 기업들의 QbD 및 스마트공장 도입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 제조혁신 전략(로드맵) 마련과 민·관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각 기업에서 현재의 QbD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수준을 진단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계획을 수립해 이후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관련 제도 개선,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민간이 주도해서 추진해야 할 것과 정부가 각 부처 간 연계를 통해 추진해야 할 중점 분야들을 명확히 정립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며 "QbD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성공모델 마련이 시급하다. QbD, 스마트공장 구축 성공사례가 만들어지면 이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산업계 전반에 제조혁신을 위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생산하는 의약품과 기술의 품질이 향상되고, 산업계 전체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적 성장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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