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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성 임원과 유리천장지수

오피니언 기자수첩

여성 임원과 유리천장지수

등록 2022.12.09 11:27

이지숙

  기자

reporter
주요 기업의 정기 임원인사가 대체로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유리천장'이다. 이는 올해 인사를 통해 여성 임원 승진자가 눈에 띄게 쏟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여성도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11년 만에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삼성에서 오너가를 제외하고 여성 임원 중 사장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영희 사장으로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든 인물이다.

LG에서는 첫 여성 CEO가 두 명이나 나왔다. LG생활건강은 이정애 사장을 CEO로 선임했고 LG 계열 광고지주회사인 지투알은 박애리 부사장을 CEO에 발탁했다.

이정애 사장의 경우 무려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끈 '장수 CEO' 차석용 부회장의 후임으로 어깨가 무겁다. 국내 5대 그룹을 통틀어 비오너 출신의 여성 최초 CEO 타이틀도 얻게 됐다.

SK그룹은 11번가에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고 CJ그룹의 경우 올리브영 신임 대표에 그룹 내 '최연소·최초 여성 CEO'인 이선정 경영 리더를 낙점했다.

단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유비코써치가 발표한 올해 1분기 100대 기업 여성임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원 숫자 중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임원 숫자 7157명 중 399명이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2013년 114명으로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이후 5년이 지난 2018년 216명으로 200명대에 진입했으며 3년 후인 2021년 322명으로 점차 증가 추세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보유한 숫자도 2010년 21곳에서 2016년 40곳, 2018년 55곳, 올해 1분기에는 70곳으로 집계됐다.

여성 CEO의 비율은 임원 비율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CXO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한 '1000대 기업 여성 CEO 현황'에 따르면 대표이사 1350명 중 여성의 숫자는 32명으로 전체 2.4% 수준에 불과했다. 매출 1조 클럽에서 활약하는 여성 CEO는 4명뿐이었다.

이 같은 현실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3월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도 그대로 반영돼있다. 올해도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 나라 중 29위를 차지해 10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남녀 소득격차도 29위로 최하위였다. 매년 여성 임원수와 CEO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여성의 사장 승진과 CEO 선임 소식은 박수를 치는 동시에 씁쓸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여성의 승진'이 뉴스가 되는 상황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ESG 경영이 강조되며 다양성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도 여성 사외이사부터 여성 임원까지 여성 리더들 기용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몇 년 후에는 '여성 승진'과 '유리천장'이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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