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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업계는 긍정·우려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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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유통기한→소비기한 표시제 본격 시행
정부 홍보·소비자 교육·유통 프로세스 관리 중요도↑
日 소비·상미기한, EU 품질유지기한 표시 참고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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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내년 1월 1일부터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소비기한 표시제'가 본격 시행된다.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이고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이다.

기존 유통기한 표시제와 새로 시행되는 소비기한 표시제의 가장 큰 차이는 '식품의 수명'을 명시한다는 데 있다. 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식품이 유통, 판매될 수 있는 기한으로 식품의 수명을 의미하진 않는다. "유통기한이 며칠 지났는데 먹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유통기한이 강조되다 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먹으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박혀 먹을 수 있는 식품임에도 폐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처럼 유통기한 표시제는 소비자들에게는 혼란스러운 제도였다. 그러나 소비기한 표시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식품을 섭취해도 되는 기한을 명확하게 제공한다. 대신 예전처럼 기한이 지난 식품은 섭취해서는 안 된다. 식품의 수명이 다한 것이라는 의미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불필요한 식량의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의 기한표시제 중에서 유통기한을 삭제했다. 국내에서도 10여년 전부터 소비기한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유통환경이 아직 열악하다는 소비자 불안 때문에 당시 개정에는 실패했다.

이번에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되면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우선 공통적으로는 음식물 폐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도 더 늘어난 취식 기간을 제공받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소비기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식품 안전성이 확실히 보장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좋은 취지의 제도지만, 소비자가 직접 섭취하는 '음식'인 만큼 식품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제조사 입장에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식품은 보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금방 상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가 소비기한만 믿고 변질된 제품을 섭취하게 될 수 있어 걱정이다. 소비기한과 관련된 홍보 활동, 소비자 교육, 철저한 유통 프로세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A씨는 "해외에서는 모두 소비기한을 쓰고 있기도 하고 소비기한을 표시함으로써 소비자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리는 일도 줄어들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식품 안전성이 확실히 보장돼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결과적으로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상미기한'이나 '소비기한'을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상미기한이나 소비기한을 표기한다. 상미기한은 미개봉 상태에서 보관 기준을 준수했을 때 적혀있는 날짜까지 품질 변화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과자나 라면, 통조림처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음식에는 상미기한을 표시한다. 이는 식품을 개봉하지 않았을 때 적용되므로 내용물을 개봉한 이후에는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소비기한은 미개봉 상태에서 보관 기준을 준수했을 때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도시락, 생면, 생선, 샐러드 등 상하기 쉽고 바로 먹어야 하는 음식에는 소비기한을 표시한다. 특히 5일을 전후로 상하기 쉬운 음식에는 반드시 소비기한을 기재해야 한다.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은 먹지 않고 바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또 EU와 캐나다, 호주, 홍콩 등은 소비기한과 함께 품질유지기한(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간)을 표기하고 있다.

소비자 B씨는 "사실 현재 대형마트 등에서도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 진열되는 경우는 없긴 하지만, 아무래도 소비기한으로 표기되면 그에 맞춰 진열기한이 늘어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을 병기하는 방식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는 소비기한 시행에 따라 진열기한을 조정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 포장재를 변경하는 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조사들도 준비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테니 당장 1월부터 모든 제조사가 소비기한 표시를 시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유통업체는 식품별로 진열기한을 두고 있고 일정 기한이 지난 상품은 할인 판매하는 등 프로세스가 있다.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늘어나면 이런 기준 날짜가 조금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아직 1년여간의 유예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내년 말까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소비기한이 표시된 포장재로 변경하고 제조사 브랜드(NB) 상품들도 유예기간 내 변경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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