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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FOCUS 기업, 적색 깜빡이를 켜다

금융사도 내년엔 꺾인다···손실흡수 능력 확충에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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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외화 조달' 연합전선 구축하고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에도 만전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기초체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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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2023년을 두 달 앞두고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환경'이 지속되면서 금융산업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에서다. 이에 각 금융사는 자본조달 기반을 마련하며 손실흡수 능력 확충해 주력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에 접어들어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금융사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 논란'에 시장이 경색되고 금융당국의 권고로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진 가운데도 다방면으로 활로를 찾아나선 분위기다.

먼저 신한은행은 이달 호주와 아시아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캥거루 채권을 발행해 4억 호주달러와 미화 2억6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챙겼다. 국내 단기금융시장 경색 등 한국계 채권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확대됐지만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목표치를 초과하는 성과를 냈다고 은행 측은 자평했다.

외화 확보를 위해 경쟁 금융그룹간 손을 잡는 사례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금융사 최초로 외화증권대차 계약을 맺은 KB국민은행과 신한라이프가 그 주인공이다.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신한라이프가 보유한 외화증권을 빌린 뒤 이를 담보로 해외 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신한은행과 교보생명도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이 원화 채권을 담보로 교보생명의 외화증권(미국 국채)을 빌리고, 이를 활용해 외화를 조달하는 게 골자다.

혹시 모를 악재를 선제적으로 차단한 곳도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16일 참고자료를 통해 내년 4월 10억달러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예정대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해당 채권은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외 외화자산으로 매칭돼 운용 중이어서 상환에 부담이 없을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생명으로서는 흥국생명의 전철을 밟지 않고자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가 번복하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금융사 채권에 대한 신뢰도 역시 추락한 바 있다.

이처럼 업권 전반이 태세 정비에 신경을 쓰는 것은 내년도 경영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가계각층의 메시지와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국면을 버텨낸 금융업계에도 결국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3년 금융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부문의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은행업과 비은행업 모두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실물경기 둔화와 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를 불러온다는 진단에 기인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2년 6조6000억원인 은행권의 대손비용이 2023년엔 9조1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여파에 은행의 당기순이익도 18조5000억원으로 올해 수준(18조1000억원)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순이자이익(NIM) 확대와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늘겠지만, 대손비용이 순이익 증가를 억제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연구원 측은 "국내은행은 2023년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가계대출 등 양호한 성장을 보였던 대출부문의 수요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과 건전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른 업권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업은 증권시장과 부동산 경기의 동반 침체로 IB부문을 비롯한 주력사업에서 고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부동산PF에 대한 건전성 관리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험업의 경우 생명보험은 채권매매수익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줄어드는 투자수익이, 손해보험은 사회적 이동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이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카드·캐피탈 등 여전업은 조달비용이 커지는 게 고민거리로 지목된다. 경기침체로 결제·할부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여전채 조달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부동산PF에 집중하는 캐피탈은 유동성 리스크도 신경써야 한다.

따라서 각 업권은 성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축하면서도 건전성 등 기업의 체력을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 금융 산업은 경기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고 조달·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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