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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화들짝···은행권 내부통제 체제 점검 나선 정은보

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화들짝···은행권 내부통제 체제 점검 나선 정은보

등록 2022.05.03 18:14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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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내부통제 당부'금감원 책임론' 두고 "책임있다면 책임 져야"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제공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원대 횡령 사태에 금융감독원의 '책임론'이 다시 불거졌다. 우리은행 검사를 11차례나 진행했지만 횡령 정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감원의 검사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은행 내부통제를 들여다 보겠다는 금감원 역시 이번 사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사실 관계 확인 뒤 은행 내부통제를 들여다본 뒤 개선이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3일 정은보 금감원장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장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우리은행 횡령 사태가 전 은행권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내부통제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정 원장은 "최근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는 은행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검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내부통제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정 원장은 간담회에 참석한 17개 은행장들에게 "은행별 자체적으로 내부통제에 문제가 없는지 긴급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내부통제 기능과 회계법인의 잘못을 들여다보겠다고 했지만 금감원 '책임론'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9일 정 원장이 "(은행의 담당자가) 전문가로서 의무를 게을리했다면 사후 책임을 당연히 물어야 한다"며 금감원의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했다가 부실감독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커졌다.

문제의 우리은행 직원이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3차례에 나워 자금 614억원을 빼돌리는 동안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대해 11차례 종합 및 부문 검사를 실시한 바 있어서다. 일반은행검사국, 기획검사국, 은행리스크업무실, 외환감독국, 금융서비스개선국 등이 동원됐지만 부동산개발금융 심사 소홀에 따른 부실, 금융실명거래 확인 의무 위반 등을 적발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현장 종합검사에서도 횡령 실마리를 찾지 못한 셈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검사에서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종합검사를 간다하더라도 제한된 인력과 시간으로 은행의 모든 서류를 볼 수 없다는 해명이다. 직원 개인의 횡령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금감원 무용론'까지 불거지는 것을 두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금감원의 금융 감독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정은보 원장 취임 후 폐지된 종합검사에 대해서도 그 기능과 적절성을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정 원장은 금감원 책임론에 대해서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선 사실관계에 대한 규명이 먼저"라면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내부 통제가 운영이 되는 상황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평가를 해서 어떤 개선을 하느냐도 저는 거기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안진회계법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간담회 이후 이준수 부총재보는 "금감원에서 사고가 발생한 기간 중에 어떤 검사를 나갔는지 그런 부분들도 당연히 저희가 내부적으로 조사를 보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어떻게 생겼는지 왜 발생했는지 어떤 원인이 있는지 뭐가 좀 부족했는지에 대한 원인이 아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통제는 일단은 은행의 몫"이라면서 "은행이 스스로 이제 이렇게 잘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감독 당국은 은행이 그렇게 스스로 잘할 수 있도록 그렇게 감독을 하는 것인만큼 필요하다면 그 부분을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사 처벌과 관련해서는 "지금 시기에 먼저 논의하는 거는 좀 빠르다"며 "실제 어떤 일이 우리 은행에서 있었는지 왜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라고 거듭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횡령 사건으로 금감원의 화살이 전 금융권으로 번지는 것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이날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수시로 살펴보고 있고 이번 사태에 있어서 당일 바로 체크를 해봤다"며 "금감원의 별도의 지시가 없더라도 저희(KB국민은행)는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거를 계기로 조직에 경각심을 다시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저희 직원들하고 다시 한 번 체크 한번 하는 시간을 가졌고 현재까지는 큰 이슈 없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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