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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품겠다는 쌍방울·이엔플러스, 작전주일까 구세주일까

쌍용차 품겠다는 쌍방울·이엔플러스, 작전주일까 구세주일까

등록 2022.04.05 17:53

수정 2022.04.05 18:13

박경보

  기자

상한가 다음날 나란히 10%대 급락세···작전세력 개입 가능성자금조달 능력 낮은 한계기업···에디슨모터스 사태 재현 우려전문가 "시세조종성 M&A 제재 어렵다"···사후처벌이 현실적투자자에 신중한 판단 당부···"건강한 기업에 장기 투자해야"

쌍용차 품겠다는 쌍방울·이엔플러스, 작전주일까 구세주일까 기사의 사진

쌍방울과 이엔플러스가 쌍용자동차의 구세주로 새롭게 떠올랐지만 '작전주'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쌍용차보다 덩치가 작고 재무구조가 열악해 자금조달 능력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에디슨EV의 주가조작 혐의를 들여다보는 가운데 쌍방울과 이엔플러스도 단기 급등 이후 하락 전환한 상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방울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11% 떨어진 1230원에 마감하며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같은 날 이엔플러스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2.88% 급락한 521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근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쌍방울은 지난 1일과 4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마감하며 급등한 종목이다. 600원대의 '동전주'였던 쌍방울은 지난달 31일부터 상승세를 탄 뒤 5일에는 장 초반 1320원을 찍기도 했다. 최근 4거래일간 쌍방울의 상승률은 109.8%에 달한다.

이엔플러스 역시 지난 4일 쌍방울과 나란히 상한가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3945원에 마감했던 이엔플러스는 3거래일 만에 51.5%나 폭등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쌍방울과 이엔플러스가 롤러코스터를 탄 이유는 쌍용차 인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대신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될 거란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르자 투자자들이 서둘러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 일각에선 쌍방울과 이엔플러스가 쌍용차를 인수할만한 자금여력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에디슨EV와 마찬가지로 '작전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자본을 축적해놨다면 모를까 곧장 인수 후보로 등장한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접근해 스스로 주가만 올리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쌍방울과 이엔플러스는 쌍용차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때도 거론되지 않았던 회사"라며 "인수의향자가 남아있는 건 쌍용차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인수 가능성이 낮은)허수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쌍용차 매각 문제는 현재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주인이 있었던 한국지엠 사태와 달리 국가가 적극 나설만한 명분이 없는 쌍용차 매각은 윤석열 정부 산업정책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쌍방울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연결기준)를 내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본금은 1313억원에 불과하고 동전주임에도 지난해 EPS(주당순이익)는 -73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쌍방울의 주력사업인 내의류 제조업과 쌍용차와는 괴리가 크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엔플러스의 사정도 쌍방울과 다르지 않다. 이엔플러스는 최근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7억원에 달한다. 특히 새로 바뀐 최대주주가 사모투자합자회사(에이팀하모니제2호)이고 지분율도 5.9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오버행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위험이 높은 한계기업들은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 등 경영진 변동이 빈번하고 지배구조도 취약했다. 변경된 최대주주가 실체 확인이 어려운 투자조합이나 비외감법인인 경우가 많았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쌍용차의 현재 시가총액은 4151억원으로 코스피 405위에 올라있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인 쌍용차가 떠안고 있는 부채(1조9436억원)는 자산총계(1조8630억원)보다 806억원이나 많다. 2조원의 자금을 대더라도 쌍용차의 R&D(연구개발)은 고사하고 부채만 간신히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쌍방울과 이엔플러스는 시총 2000~3000억원대의 전형적인 중소형주다.

이처럼 쌍방울과 이엔플러스의 '작전세력' 개입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마련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의 M&A 추진 자체를 규제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M&A는 시세조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긴 하지만 인수대상 기업들이 회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며 "불공정거래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주가조작으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사후처벌을 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기업들에 접근하는 투자자들의 자세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타기업 인수가 실현 가능성이 있는 건지 스스로 판단하고 투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애초에 M&A는 물밑협상이 원칙이라 추진과정에선 외부에 공개가 안 되는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현혹돼 투자하는 사례가 많다"며 "호재성 M&A 이슈를 당사자인 회사가 흘릴 경우엔 문제가 된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테마성 종목에 단기이익을 보기 위해 뛰어드는 건 리스크가 크다"며 "기업의 성장성이나 펀더멘털 등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장기 투자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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