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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장남 빼고 모친이 그룹 수장으로···한미약품 지주사에 무슨 일이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장남 빼고 모친이 그룹 수장으로···한미약품 지주사에 무슨 일이

등록 2022.03.15 10:46

유수인

  기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곧 자진 사임각자대표였던 모친 송영숙 회장 단독경영삼남매 지분 변화, 후계 구도 변화 전망도"임종윤·주현·종훈 사장, 업무 변동 없어"

장남 빼고 모친이 그룹 수장으로···한미약품 지주사에 무슨 일이 기사의 사진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오늘(15일)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전례 없는 초고속 승진으로 뛰어난 경영능력을 입증했던 터라 임 대표의 갑작스런 자진 사임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큰 잡음 없이 흘러왔던 후계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업계의 관측이 지배적이다.

15일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 임종윤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며 "작년 신규 선임했던 임주현 사내이사는 곧 자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수료한 임 대표는 한미약품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중국으로 발을 넓히면서 그룹을 성장시킨 인물로 알려진다. 대표적인 것이 북경한미약품이다. 그는 2004년 북경한미에서 경영을 이끌며 아동약품 시장 1위에 오르는 등 중국 현지에서 몸집을 키웠다. 2003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북경한미약품 매출은 2019년 25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했다.

북경한미약품의 성과는 임종윤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초고속 승진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입사 이후 사장에 오르기까지 6년이 걸렸는데 이는 100대 기업 오너2세들 가운데 가장 빠르다. 참고로 임 대표는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으로 승진했다. 그해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를 맡았고, 2006년 총경리(사장)에 올랐다. 이후 북경한미약품 사장과 한미약품 신사업개발부문 사장, 한미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임 대표는 임 전 회장이 2020년 8월 타계한 후 그해 9월부터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송 회장은 장녀 임주현, 차남 임종훈 부사장 남매를 한미약품 사장으로 앉혔다. 세 자녀가 모두 사장에 오른 셈이다.

상속으로 인해 최대주주가 송 회장(11.65%)으로 바뀌었지만 삼남매(종윤 8.92%, 주현 8.82%, 종훈 8.41%)의 지분율 순위는 전과 동일했다. 기존엔 고 임 회장이 지분 34.27%로 최대주주였고 이어 임 대표가 3.65%, 임주현 사장 3.55%, 임종훈 사장 3.14%, 송 회장 1.26%씩을 보유했었다.

이후 임 대표가 자사주 매입으로 8.94%까지 지분을 늘리면서 동생들과 지분 격차를 약간 벌렸지만 지난달 말 45만주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하며 지분율이 8% 아래로 떨어졌다. 현재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7.88%로 삼남매 중 가장 낮다.

한미약품그룹 삼남매는 지금까지 승계와 관련해서 별다른 분쟁이 없었으나 이번 임 대표의 사퇴로 후계 구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임 전 회장 부인인 송 회장과 전문경영인이 시간을 벌면서 나머지 자녀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임종윤·주현·종훈 등 3명은 한미약품 사장으로서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을 변동 없이 계속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송 회장이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일상적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송 회장 단독 경영 체제를 갖추는 것은 ESG경영 및 책임경영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한미사이언스의 사외이사 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부분을 해소해 선진화된 ESG경영 체제를 갖추면서도,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해 책임경영도 구현하는 방안"이라고 부연했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경영에서 손을 떼더라도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에서는 사장으로 등기이사 지위를 유지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 대표는 한미약품 등기이사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임 대표는 유럽한미의 현지화와 중국 사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구축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백신 등 해외연구 개발에 주력해 한미약품그룹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거대시장인 중국시장에도 집중, 글로벌 한미의 혁신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의 한미약품 사장 임기는 2024년 3월 26일까지다. 한미약품은 오너 일가가 아닌 우종수·권세창 대표이사 사장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이끌고 있다.

한편,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와는 별개로 분자진단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구 캔서롭)의 최대 주주이자 사내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해외 기술 자원 투자 기업 코리컴퍼니를 설립해 전 세계 백신 공급이라는 목표로 세워진 한미사이언스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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