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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신사업 제동에도 디지털시장 선점 '잰걸음'

금융 보험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신사업 제동에도 디지털시장 선점 '잰걸음'

등록 2022.02.03 16:49

이수정

  기자

'굿닥·토스'···업계 선두 IT기업과 업무 제휴 맺어금감원에 '헬스케어' 플랫폼 등 부수업무 신고삼성금융계열사 자체 데이터 공동시스템 구축해외 운용사 투자···새빌스홀딩스 자회사 승인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신사업 제동에도 디지털시장 선점 '잰걸음' 기사의 사진

삼성생명이 금융당국 제재로 활로가 막힌 가운데도 신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신사업과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전영묵 사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새로운 상품과 혁신적인 서비스로 기존 '보장자산'을 넘어 노후 금융자산과 일상적인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건강자산 보장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할 것"이라며 "차세대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디지털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디지털 퍼스트무버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제재를 받으면서 향후 1년간 당국 승인이 필요한 신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신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삼성생명은 ▲대형 IT기업 제휴 ▲삼성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간 협업 ▲디지털 금융 시장 선제 진출을 통해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모양새다.

먼저 삼성생명은 보험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헬스케어 부문과 관련해선 IT기업과의 업무 제휴로 풀어나가고 있다.

삼성생명은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달 27일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굿닥은 병원 약 4000곳과 제휴된 예약 플랫폼으로, 매월 약 150만명이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번 협약으로 굿닥의 맞춤형 의료서비스, 헬스케어 이커머스는 물론 현재 개발 중인 비대면 진료,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전반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삼성생명은 향후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와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스시맨틱스가 운영하는 디지털 헬스 플랫폼 '라이프레코드'를 이용해 자사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운동·식이·마음건강을 비대면으로 종합 관리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함이다.

그간 삼성생명은 자사 소비자에게 'S-헬스케어', 'S-워킹'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 전 사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건강자산 관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삼성생명은 이를 위해 이르면 올해 3월 '건강자산 지수 진단 툴' 서비스를 공개한다.

해당 서비스 결과 값은 건강자산 분석을 원하는 사람의 설문(식습관·운동량·일상생활 등)과 기존 보장자산분석툴(tool)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마이데이터와 같은 별도의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삼성생명의 설명이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자체 데이터 확보과 디지털 금융 시장 퍼스트무버(first-mover)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데이터를 끌어오는 게 아니라 설문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라며 "보험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부문을 선제적으로 확장하는 데 의의가 있으며, 데이터 기반 사업은 법적인 문제가 풀어지는 데로 보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디지털 혁신 부문도 대형 IT기업과 제휴를 통한 개척을 시도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 보험 상품 중계에 그치지 않고 토스 내 삼성생명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공동상품 개발, 상담, 가입, 계약,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생명 자체 애플리케이션 디지털화를 진행함과 동시에 MZ세대에게 익숙한 금융플랫폼을 활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극대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업무 협약 체결 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구축된 상태는 아니지만, 올해 상반기 내에 가시적인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신사업에 근간이 되는 데이터 공유 문제 해결을 위해선 삼성금융계열사가 합심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의 금융당국 제재로 삼성생명이 최대주주인 삼성화재와 삼성카드까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참여가 불가능해진 데 따른 해결책이다. 특히 삼성생명이 71.86%의 지분을 들고 있는 삼성카드의 경우 업계 최대 먹거리인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지난해 2월 유사 서비스인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4사는 오는 2026년까지 공동시스템을 구축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각 계열사의 서비스를 모은 통합 앱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보험과 카드, 증권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각 회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플랫폼이 탄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당국 승인이 필요한 자회사 편입 승인안 등은 제재안 발표 전 마무리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년사에서 전 사장은 자산운용 부문 운영 전략에 대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에 새빌스홀딩스(Savills IM Holdings Ltd)에 대한 자회사 소유(지분취득)이 승인을 요청했고, 금융위는 해당 의결안건(425호)을 제재안이 결정되기 이틀 전(1월 24일)에 승인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지난해 5월 새빌스홀딩스 지분 25%를 6375만 파운드(한화 약 1013억원)에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 새빌스홀딩스는 영국 소재 부동산 운용 지주회사로 총 32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유럽 중심의 다양한 부동산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13개국에 운용 거점을 보유하는 등 글로벌 부동산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전 사장은 "보험산업의 근간인 인구는 감소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는 물론 빅테크사까지 경쟁에 가세해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될 것"이라며 "상생, 소통, 가치, 도전, 정도(正道) 등 5가지 핵심가치를 적립해 2030 중장기 전략으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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