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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주의 수난···美 425조 늘 때 333조 빠졌다

中 기술주의 수난···美 425조 늘 때 333조 빠졌다

등록 2021.07.29 15:25

박경보

  기자

알리바바·텐센트·메이투안, 빅테크 규제 공포에 급전직하애플·구글·MS는 상승 전환···부진한 경제지표에 투심 회복中 기술주 변동성 지속 확대···증권가 “비중 축소 추천”

中 기술주의 수난···美 425조 늘 때 333조 빠졌다 기사의 사진

중국정부의 ‘빅테크 규제’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알리바바·텐센트·메이투안 등 주요 기술주들이 연일 급락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규제 강도에 시장이 충격에 빠지면서 이들 기업의 시총은 한 달 새 300조원 이상 증발한 상태다. 같은 기간 애플·MS·구글 등 미국 기술주들이 400조원 넘게 몸집을 불린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7월 한 달간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항셍지수는 지난 28일 전 거래일 대비 4.22% 하락한 2만5086.43에 마감하는 등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2만6000p 밑으로 내려갔다. 항셍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HKSE)의 우량종목들을 모아놓은 지수로, HKSE에는 중국의 대형 기술주들이 대거 상장돼 있다.

중국 증시가 무너지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투안 등 주요 기술주들의 시총은 한 달 만에 약 333조원이 날아갔다. 지난 1일 1754조원이었던 이들 기업의 시총은 현재 1422조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메이투안의 주가는 7월 한 달간 31.2%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264조원(1조7901억홍콩달러)이었던 시총도 204조원(1조2283억홍콩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이달 초 812조원(5조5000억홍콩달러)에 달했던 텐센트의 몸집도 180조원이나 쪼그라들었다. 알리바바 역시 678조원(4조6000억홍콩달러)에서 586조원(4조홍콩달러)으로 90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애플·구글(알파벳클래스A)·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술주들은 같은 기간 425조원 가량 시총을 키웠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부진한 경제지표 등으로 미국의 경제회복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호실적이 기대되는 기술주에 관심이 집중된 결과다.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애플의 시총(28일 기준)은 2776조원(2조4194억달러)으로, 지난 1일 대비 160조원 가량 늘어났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도 145조원 가량 몸집을 불리면서 시총 2000조원(1조7679억달러)을 돌파했다. MS의 시총(2474조원) 역시 한 달 만에 129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들 세 종목의 주가는 모두 지난 1일 대비 5% 이상 올랐다.

국내 증권가는 미국 대형 기술주들에 대한 높아지는 실적 전망치에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많이 상향된 미국 기업은 구글(+43%), 애플(+25%), MS(+14%) 등 기술주들이다. 이들의 실적 성장세 자체는 둔화되고 있으나 지속적인 컨센서스 상향이 더 중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한동안 투자자들이 외면했던 미국의 기술주들은 다시 날아오르는 반면, 중국 기술주들은 당국의 규제 리스크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중국 규제당국이 인터넷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보안과 반독점법 관련 조치에 이어 사교육 규제안까지 꺼내 들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전직하한 모습이다.

앞서 중국정부는 지난 10일 중국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후야’와 ‘더우위’의 합병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후야와 더우위는 텐센트가 최대주주이면서 내수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이어 24일에는 텐센트가 인수한 차이나뮤직그룹에 대해 음원 제작사와의 독점적 저작권 계약을 한 달 내에 끝내도록 지시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중국정부가 텐센트에 이어 메이투안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가진 빅테크 기업들의 목을 죄는 상황에서 메이투안의 중국 음식배달 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가는 정부의 규제 수위 강화를 감안해 중국 기술주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고하고 있다. 균형성장과 소득 재분배라는 당 차원의 정책 기조를 생각하면 중국정부의 민간기업 규제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은 “중국의 주요 기술주와 교육주, 부동산주에 대한 저점 매수 또는 장기 보유는 불확실성이 높다”며 “적절한 반등 시점을 활용한 비중 축소가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조언했다.

또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형 인터넷 기업들은 외형성장이 제한됨에 따라 다시 투자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마진율 하방압력이 심화되고 실적 가시성이 약화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분기 실적 호조가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분기 실적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라며 “규제 리스크가 높아진 현 시점에서는 플랫폼 산업 전반의 주가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고, 개별 기업에 대한 차별적 접근보다는 업종 전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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